원래 핫코너는 3루를 가리키는 야구 용어다. 우타자가 잡아당긴 빠르고 불규칙한 타구가 많이 향하는 곳이 3루이기에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1루가 또 다른 '핫 코너'로 떠오르고 있다. 걸출한 스타의 복귀와 유출은 올 겨울 야구팬의 이목을 한데 집중시킨 뉴스였다. 또한 부상으로 인한 공백 등 여러가지 변수가 불규칙 바운드처럼 예측없이 튀어오르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구단들은 긴장시키고 있다.
일단 이승엽(삼성)과 김태균(한화) 등 국가대표급 1루수의 복귀로 소속구단은 쾌재를 부른 반면 롯데는 이대호의 일본 프로야구 진출로 1루수를 잃었다. 또한 LG는 1루수로 주로 출장했던 이택근이 FA 자격을 얻고 원 소속팀 넥센으로 돌아가며 자리가 비게 되었고 두산은 최준석이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하며 내년에도 1루를 지키게 됐다. 8개 구단의 1루수 기상도를 살펴봤다.

▲ HOT - 삼성, 한화, 넥센
올 시즌 1루 포지션을 가장 화끈하게 보강한 팀은 삼성이다. 삼성은 '국민타자' 이승엽이 8년 동안의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전격 복귀를 선언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었다.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이었지만 주전 1루수 채태인이 뇌진탕 후유증으로 고생하며 예전의 활약을 보이지 못해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전 국가대표 1루수인 이승엽이 합류하면서 고스란히 보전한 우승전력에 보강을 마쳤다. 백업으로 뛸 1루수 요원도 채태인, 조영훈 등이 있고 때에 따라 박석민, 모상기도 들어갈 수 있어 풍성한 1루를 갖췄다.
한화 역시 마찬가지로 김태균을 데려오며 1루 보강을 마쳤다. 올 8월 김태균이 국내복귀를 전격 선언했고, 한화 김승현 회장이 "김태균 데려올게"라는 약속을 하며 사실상 한화 복귀를 확정지었다. 올해 한화는 장성호가 주전 1루수였지만 타율 2할4푼대에 그치며 공격력에 약점을 드러냈다. 일본에서 돌아와 맹활약을 펼치는 이병규(LG), 이범호(KIA)의 예를 봐도 김태균의 2012년은 기대해도 좋을 만하다.
넥센은 1루수 후보로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 올 시즌 넥센은 이숭용, 오재일, 강병식, 장영석, 박병호, 조중근 등 여러 선수가 1루를 맡는 집단 체제를 실시했다. 사실상 주전을 맡을 선수가 마땅치 않아서 썼던 방책이었고 박병호가 합류한 뒤부터는 꾸준히 1루를 지켰다. 내년은 사정이 다르다. 거포 자질을 증명했던 박병호가 건재하고 이택근이 돌아왔다. 일단 박병호가 1루를 지킬 가능성이 높지만 때에 따라 이택근도 1루를 볼 수 있다. 올해보다는 1루 운용에 훨씬 숨통이 트였다.
▲ COLD - 롯데, LG, 한화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4번타자 1루수' 이대호를 일본으로 떠나보냈다. 4년간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했지만 이대호의 마음을 붙잡지는 못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1루수 후보로 박종윤과 조성환을 꼽았지만 이대호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기는 힘들다. 공격력 측면에서는 대체하기 힘든 선수가 이대호인만큼 최대한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내야에 안정감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선발 1루수로 정확히 절반(67경기)을 뛴 이택근이 빠진 LG 역시 1루가 무주공산이 되고 말았다. LG 김기태 감독은 윤상균과 작은 이병규, 서동욱을 1루수로 전환해 출전시킬 복안을 갖고 있다. 또한 시즌 막판 활약을 보여준 김남석도 후보군 가운데 하나다. 빈약해진 1루 보강의 방편으로 LG는 2차 드래프트에서 한 번 나갔던 최동수까지 SK에서 데려왔다.
한화는 주전 1루수는 얻었지만 갑자기 닥친 악재에 백업 1루수 및 지명타자를 잃었다. 올 시즌 주전 1루수였던 장성호가 9일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해 10월에 이은 두 번째 수술이다. 김태균-장성호 라인을 믿고 1루 백업 요원으로 꼽히는 나성용과 김강을 내보낸 한화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태균 혼자서 133경기를 치를 수 없는 노릇, 결국 정원석과 김용호의 역할이 커졌다.
▲ 전력 유지 - SK, KIA, 두산
위의 세 팀은 1루 전력에 큰 변화가 없었다. SK는 1루를 나눠 맡았던 이호준과 박정권이 나란히 부활을 노리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조용했던 팀인 KIA 역시 건강한 최희섭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산은 최준석을 지킨 것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초 올 시즌 후 입대와 수술 사이에서 고민하던 최준석은 재활 쪽으로 가닥을 잡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세 팀 모두 주전 1루수가 커리어 로우에 가까웠기에 내년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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