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달인' 후쿠하라 코치, 어떻게 한화 조련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27 10: 45

어떻게 하길래 악소리가 날까.
25일(이하 한국시간)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오전 9시20분부터 선수들의 스트레칭 훈련이 시작될 때 3명의 선수가 '특수' 훈련을 받으러 나왔다. '특수'란 특별 수비의 줄임말. 오전과 오후로 나눠 후쿠하라 미네오(54) 수비코치로부터 집중적인 펑고훈련을 받아야 한다.
3명의 선수들은 힘차게 캐치볼을 시작하며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후쿠하라 코치는 "세게 안 던져도 괜찮다"며 선수들을 달랬다. 이날은 유독 바람이 많이 불어 날이 쌀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요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10분간의 가벼운 캐치볼로 몸을 푼 뒤 9시30분부터 "어이!"라는 힘찬 구호와 함께 공포의 펑고 훈련이 시작됐다.

훈련 시작과 함께 3루수 이여상에게 가장 먼저 펑고가 향했다. 이여상이 타구를 잘 잡아 송구했지만 후쿠하라 코치는 "송구 동작에서 발을 빨리 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루수 임익준에게는 "공을 향해 다리만 가면 안 되고 어깨도 같이 들어가야 한다. 너무 뒤로 몸을 빼지 말라"고 말했다.
한창 훈련이 진행되는 중 한대화 감독이 매의 눈으로 이여상에게 "미리 스타트하지 마"라고 소리쳤다. 타구가 오기 전에 미리 움직이려 하는 것을 지적했다. 그러자 김민재 코치가 이여상의 바로 뒤에서 자세를 잡아주며 미리 움직이지 않게끔 만들었다. 두 발을 딱 붙이고 타구와 함께 움직였다.
유격수 오선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지는 빠른 타구를 오선진이 연속해서 놓쳤다. 후쿠하라 코치는 "상체만 나오고 있다. 발이 멈췄다"고 꼬집었다. 3번째 타구를 잡자 그제서야 다시 이여상에게 펑고가 향했다. 이여상의 자세가 높자 "시각이 너무 높다. 낮게 가져가라"며 집중도를 높여줬다.
이번에는 3루 라인선상으로 빠르게 빠지는 타구. 이여상의 글러브에 살짝 닿아 빠지자 후쿠하라 코치는 "글러브 닿는 거리는 잡을 수 있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같은 코스로 빠른 펑고를 날렸다. 이여상은 몸을 날려가며 공을 잡았지만 송구가 썩 좋지 않았다. 악에 받친 이여상은 스스로 "하나 더!"를 외쳤고, 기어이 송구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후쿠하라 코치는 "지금 딱 좋았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몸을 날리고, 땅에 구르는 사이 이여상의 모자는 벗겨져 있었다.
한 시간 가까이 된 오전 특수훈련. 어느새 선수들은 녹초가 돼 있었다. 하지만 이여상은 "이 정도로 힘들면 안 된다. 오히려 나는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좋은 기회인 만큼 계속 더 많이 해야 한다"며 뜨거운 의욕을 보였다. 이날 오후에는 하주석이 후쿠하라 코치의 특수 훈련에 낙점돼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죽을 것 같은 펑고를 받았다.
후쿠하라 코치는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에게 "고생했다. 내가 훈련 중 뭐라 하는 건 모두 다 잘 되라고 하는 것이니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격려하는 걸 빼놓지 않는다. '명품수비' 한상훈은 "후쿠하라 코치님은 공 하나하나를 받을 때마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라는 마음으로 하라고 한다. 마음가짐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후쿠하라 코치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이 "공을 소중하게 다뤄라"이다.
후쿠하라 코치의 맹조련에 한화 수비가 얼마나 견고해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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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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