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희섭, "2008년의 간절한 마음 같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2.02 08: 03

"2008년의 간절한 마음같다".
지난 2월1일 오전 광주구장. 야구장 그라운드는 천연잔디를 교체하느라 온통 헤쳐있고 신구장이 들어서는 예전의 무등종합경기장은 모두 헐려 잔해만 가득한 공사 현장이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다.  귓볼이 벌개지도록 훈련을 마친 최희섭을 웨이트룸 앞에서 만났다. "추운데 웬일이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최희섭의 얼굴은 밝았다. 불과 보름전인 18일 수 많은 취재진 앞에서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하던 어두운 얼굴이 아니었다.
요즘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최희섭은 "정말 편안합니다. 벌써 보름이 됐는데요. 마음을 비우고 운동만 열심히 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가볍고 편안해졌습니다"고 웃었다. 장세홍 재활군 트레이너는 "배와 허벅지를 만져보면 예전의 물렁살이 아니다"고 귀뜸한다.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했다는 흔적이 느껴졌다. 

"원래 훈련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라는 질문에 "이제는 달라졌어요"라고 말한다. 예전과 달리 근력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훈련보다는 산에만 다녔다. 하체는 튼튼했고 살도 빠졌지만 근력 운동을 안했다. 지금은 복근 운동과 근력 운동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훈련을 모두 소화하느라 힘들어했다. 훈련을 마치면 20~30분씩 누워 휴식을 취할 정도라고 한다.  최희섭은 "이제는 적응이 많이 됐다.  3주째 훈련을 하고 있는데 몸에 근육이 많아졌다. 지금은 견딜만하다. 힘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몸을 슬쩍 훌터보니 뭔가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방망이는 문제 없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타격 기술은 문제는 없다. 상하체의 밸런스만 만들면 타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타격 훈련은 10일부터 하기로 했다. 그때까지는 러닝도 많이 하고 복근 운동도 많이 할 것이다.  운동에만 신경쓰고 싶어서 퇴근해도 주로 집에만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2008년 가을을 잊지 못한다. 부상의 부상이 연속으로 무던히 속을 썩힌 그에게 조범현 감독은 시즌도 끝나기도전에 "자율훈련권을 줄테니 니 맘대로 몸을 만들어라"고 했다. 그는 "만일 부활을 못하면 은퇴하겠습니다"고 말하고 산으로 달려갔고 2009년의 33홈런, 100타점, 타율 3할8리의 빅뱅을 일으켰다. 팀도 12년만에 우승을 했다.  
최희섭은 "지금이 꼭 2008년 가을 같다. 그때의 간절한 마음이다. (선동렬)감독님이 많이 화가 나셨을 것이다. 내가 봐도 너무 큰 사고를 쳤다"며 얼굴을 찡크린다. 그러고는 "모든 벌을 달게 받겠다. 감독 님이 계속 2군에 있으라고 하셔도 그대로 따를 것이다. 대신 몸은 최상으로 만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팬들과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주변 사람들도 정말 잘해 주신다. 밖에서 만나는 팬들도 작년 같으면 (못하니까) 잘하라고 따금한 시선을 주셨지만 지금은 힘내라고 응원의 말도 해주시고 시선도 따뜻하다. 너무 고맙다. 그전에는 나도 팬들에게는 말도 잘 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고맙습니다라고 스스럼 없이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희섭은 팀 훈련불참과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그래서 2억3000만원이 삭감된 1억7000만 원에 연봉계약했고 벌금 2000만 원도 부과 받았다. 헤어지면서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는 야구도 못하고 내 문제도 있고 힘겨웠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모든 곪았던 문제들이 터지고 혼날것 혼나니까 오히려 속이 편하다. 마음을 비우고 내 할 일을 하면 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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