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롯데 정대현-이승호, 올 시즌 보직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2.04 11: 17

20년만의 우승을 노리는 롯데가 4번 타자와 좌완 에이스의 이탈에도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건 정대현(34)-이승호(31) 듀오를 영입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두 대들보의 일본 진출과 군 입대로 전력누수가 불가피했던 롯데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SK 중간계투 대들보 둘을 그대로 뽑아왔다. 시장이 열린지 3일 만인 지난해 11월 22일 롯데는 이승호와 4년 간 24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마쳤다. 당초 정대현은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진척이 늦어지던 상황에서 롯데의 간절한 구애를 받아들였다. 계약 금액만 4년 간 36억 원의 대형 계약이었다.
관심사는 ‘60억 듀오’의 보직이다. 이승호는 8년 만의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고 정대현은 기존 롯데 마무리 김사율의 존재 때문에 아직 보직이 불확실하다. 아직 연습경기도 치르지 않았기에 이들 둘 이적생 콤비의 보직은 정해진 건 없다. 양승호(53) 감독은 입버릇처럼 “연습경기, 시범경기까지 모두 치르고 4월이 돼야 나온다”고 강조한다.

더군다나 정대현과 이승호는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지 않아 아직 실전피칭을 하지 않아 평가 기준이 확실치 않다. 사이판 현지에서 롯데 전지훈련을 취재하고 있는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정대현과 이승호는 다른 투수들에 비해 페이스가 상당히 느린 편이다. 그런데 이건 이들 둘이 늦었다기 보다는 롯데 투수들이 예년에 비해 빨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단 양 감독의 발언과 주위의 증언으로 정대현과 이승호에 대한 밑그림을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정대현에 대해 양 감독은 공식적으로 “우리 팀 마무리는 김사율이다. 정대현은 그 앞을 막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한다. 인고의 세월 끝에 지난해 20세이브로 팀에 자리를 굳힌 김사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까지 선임됐다. 일단 김사율에 믿음을 주는 게 자연스러운 순서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야구인은 “롯데가 정대현에 그만한 거액을 투자한 건 중간계투로만 쓰기 위해서가 아니다. 김사율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마무리로 바로 올라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또한 최 해설위원 역시 “정대현을 마무리로 기용하면서 바로 앞에서 김사율을 상황에 따라서 조절해 등판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현재로서는 김사율이 주전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김사율이 흔들린다면 정대현이 마무리자리로 가든지 아예 더블스토퍼로 돌리는 방법도 있다.
이승호는 선발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꾸준히 피력한다. 마지막으로 선발을 뛰었던 해는 2004년, 벌써 8년 전이다. 그 해 이승호는 15승을 거뒀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했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이승호를 롯데 5선발로 점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양 감독은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난 이승호를 선발로 쓰겠다고 내가 먼저 말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승호가 코치를 통해 ‘선발로 뛰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난 그에 따라 일단 선발 연습을 시키고 있다”면서 “본인은 선발로 뛰고 싶지만 8년 동안이나 중간계투로 뛰었으니 다시 선발로 나설 수 있게 몸을 끌어올리는 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으로 본다. 현재까지는 선발 후보군들 가운데 한 명일 뿐”이라고 정리했다.
양 감독의 말대로 중간계투로 등판하는 데 컨디션이 맞춰진 이승호가 올 시즌 곧바로 선발 전환에서 성공을 거두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만은 아니다. 선발 로테이션에 이승호가 합류하기 위해서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최 해설위원은 “이승호가 선발 준비를 하긴 하지만 불펜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 선수 모두 어느 자리에서나 제 몫을 해 줘야만 한다는 점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정대현이 김사율과 함께 롯데의 8~9회를 완벽하게 책임지고 이승호가 선발진에 합류, 장원준의 공백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구단들은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이 모든 게 이뤄져야만 롯데가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