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훈련인만큼 내가 운동을 하다가 ‘이 정도면 만족할 만 하다’라고 생각했을 때 그 때 쉰다”.
보면 볼수록 프로의 풍미가 가득했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스콧 프록터(35)가 성실한 자세로 몸 만들기에 몰입 중이다.
지난 1월 11일 두산의 새 외국인 마무리로 낙점된 프록터는 2006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83경기 102⅓이닝 6승 4패 1세이브 26홀드(아메리칸리그 3위)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는 등 양키스 불펜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던 바 있다. 그러나 연투 후유증으로 인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는 등 최근 몇 년 간은 아쉬웠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애틀랜타-양키스에서 39경기 2승 6패 평균자책점 7.14로 아쉬움을 비췄던 프록터는 이제 생애 처음 동양야구를 접한다. 그러나 현재 그의 팀 적응은 굉장히 순조롭다. 동료들과도 웃으며 대화하고 앞장서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는 그의 모습은 함께 외국인 선수 구도를 이루는 더스틴 니퍼트(31)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009년 3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프록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받으며 2009년에만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당시 프록터의 나이는 32세로 투수로서 하향세가 예상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프록터는 2011시즌 애틀랜타-양키스서 손쉽게 150km 이상의 직구를 던지며 적어도 구위가 시들지는 않았음을 증명했다.
아직 불펜피칭을 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나 프록터는 자신이 생각하는 코스로 공을 제구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현장에서 많은 외국인 투수들의 공을 지켜봤던 코칭스태프와 야구인들도 “볼 끝이 타자 무릎선 근처에서 살아날아 들어온다. 실전에 돌입해봐야 알겠지만 분명 공략이 쉬운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칭찬했다. 실제로 바로 투수 정면에서 본 프록터의 공은 볼 끝이 살아 들어오는 느낌이 확실했고 빠른 싱커는 횡으로 꺾이는 각이 작았던 대신 뚝 떨어지는 각이 큰 편이었다.
더욱 프록터가 귀감이 되는 부분은 몸 만들기에 있어 굉장히 성실하다는 점. 프록터는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에 열중한다. 권명철 투수코치는 “수술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제 몸을 끔찍하게 아끼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루 3시간 정도는 꼬박꼬박 하고 있다”라며 프록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록터가 몸 만들기를 매일 확실히 해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 인생에 있어 오랜만에 아프지 않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전지훈련지서 만난 프록터는 자신의 야구관이 확고한 투수였다.
“굉장히 힘든 경험이었다. 2009년에만 10달 동안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았으니까. 어린 나이도 아니었던 만큼 고통을 감내하는 수술과 재활 기간이 굉장히 힘들었다. 그런데 그 기간을 지나고 나서 마운드에 오르니 더 이상 팔꿈치가 아프지 않았다. 예전 양키스 시절에도 거의 매일 아픔을 참고 던졌는데 지난 시즌에는 정말 아프지 않아서 너무 기뻤다. 올 시즌에는 그 때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사실 오승환(삼성) 같은 전문 마무리 투수의 예를 제외하고 투수에게 하루 웨이트 트레이닝 세 시간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많은 편이다. ‘매일 그렇게 세 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리는가’라고 묻자 프록터는 손사래를 쳤다. 열심히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 할당량을 정해놓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리지는 않는다.(웃음) 그동안 해왔던 운동량과 경험이 있는 만큼 운동을 하다가 내 몸 적정선에 도달했다고 생각했을 때, 내 몸이 ‘이제 됐다’라고 신호를 보냈을 때 덤벨을 놓는다. 그리고 러닝 훈련에도 힘을 쏟는 편이다. 투수에게 굉장히 중요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시즌 끝까지 이 패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두산이 프록터를 위한 사전 작업에 쏟은 노력은 대단했다. 미 독립리그 3년 경력의 선수 출신 전력분석원 정재훈씨가 프록터의 당시 소속 상황은 물론 그의 생활-성격적인 면까지 두루 살피는 데 집중했고 “이 정도 경험과 좋은 마인드를 갖췄다면 우리 마무리로 손색없다”라는 김진욱 감독의 결정이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계약을 체결했다. 전지훈련서도 야구에 대한 열의와 성실한 자세를 보여주는 프록터. 그가 팀 내 젊은 투수들에게도 몸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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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