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4)과 투수 이상화(24)는 어릴 적 동네야구를 같이 한 이른바 '절친'이다.
둘의 인연이 시작된 건 부산 양정초등학교 재학때다. 손아섭과 이상화는 친구들과 함께 동네야구를 함께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가 야구를 잘 했던 손아섭이 먼저 야구부에 들어가면서 빠졌고, 이상화는 손아섭을 쫓아 함께 야구를 시작했다.
이후 손아섭은 개성중-부산고를 거쳐 2007년 롯데에 입단, 지난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롯데의 핵심 선수로 자리했다. 그리고 이상화는 경남중-경남고를 거쳐 손아섭과 같은 해 롯데에 들어왔다. 함께 동네야구를 하며 롯데 유니폼을 꿈꾸던 두 절친이 같은 해 같은 팀에 들어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상화는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하며 계약금 2억 원을 받았고 손아섭은 2차 4라운드(29순위)로 입단, 8천만 원에 롯데로 들어갔다. 이상화는 "아섭이 따라 야구를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왔다"며 "지금도 가끔 아섭이가 '나 아니었음 그렇게 큰 계약금 받을 수 있었겠냐'고 농담을 던지곤 한다"고 말한다.
이제는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손아섭과 군입대 전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선발투수 후보로 손꼽힌 이상화는 2012년 임진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한 해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두 절친은 공교롭게도 함께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손아섭은 지난해 말부터 여러 악재가 겹치며 한숨짓고 있다. 구단과 연봉협상 때 적잖게 마음이 상했고 시즌 중 입었던 왼쪽 어깨 부상은 쉽게 괜찮아지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어깨 통증으로 인해 타격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예년보다 페이스가 늦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오른발에 봉와직염까지 오면서 결국 한국으로 중도귀국해야 했다. 어깨가 아파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자 미안한 마음에 참고 운동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 8일 부산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손아섭은 2주 쯤 뒤에나 일본 가고시마 캠프 합류가 가능하다. "여러가지로 안 좋은일이 겹친다"며 한숨짓던 손아섭은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올해 마음이 힘드니까 몸도 같이 아픈 거 같다. 연초에 액땜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했다. 또한 "남들보다 늦었으니 두 배, 세 배 더 열심히 할 것이다. 개막전까지 페이스 올리는 건 문제 없다"고 다짐했다.
작년 말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친 뒤 팀에 합류했던 이상화는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며 일단 1차 목표는 달성했다. 그렇지만 빨리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싶은 마음에 개인 훈련에 박차를 가했고, 그 와중에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사이판은 따라갔지만 이번에는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이 아파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양승호 감독은 몸이 덜 만들어졌다고 판단, 이상화의 귀국을 지시했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이상화의 목소리는 의외로 밝았다. "처음 귀국을 지시받았을 때는 정말 아쉽고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오히려 행복하다"고 강조한 이상화는 "사이판에서는 훈련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계속 마음만 조급해지고 내 훈련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여기로 오니까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목표는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라며 "분명히 기회는 올 것이다. 감독님 말씀대로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구 손아섭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이상화는 "아섭이가 들어오고 나서 통화는 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면서 "어떻게 하다보니 둘 다 사이판에서 일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아섭이는 발이 다 나으면 일본으로 갈 수는 있지 않는가. 나도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동반 활약을 약속했던 두 용띠 친구는 연초부터 작은 시련과 마주쳤다. 그렇지만 둘 다 입을 모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강조한다. 올 시즌 '선발투수 이상화, 결승 홈런 손아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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