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번, 102번, 111번‘.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넥센 히어로즈의 선수들 중에는 100번대 배번을 단 선수들을 종종 보게 된다. 프로야구에서 100번대 배번을 다는 것은 희귀한 일이다. 그런데 넥센의 애리조나 캠프에는 100번대 배번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정답은 신입단 선수들에게 임시로 부여한 배번들이었다. 101번은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한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 102번은 역시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지명한 좌완 박종윤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신고선수로 입단한 선수들에게는 110번대 배번을 배정했다. 신고선수로 입단한 내야수 서건창이 111번을 달고 있다.

물론 이들의 100번대 배번이 정규시즌에서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김시진 감독은 “전지훈련에서만 신입단 선수들에게 100번대 번호를 부여해 팀선배들이 빠르게 구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프링 캠프 훈련전용 유니폼으로 보면 된다. 이미 KBO에 신고한 정규시즌 배번은 지금과 다르다. 정규시즌용 유니폼에는 정식 배번을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번대의 눈에 띄는 배번을 새로운 선수들에게 부여해 코칭스태프와 팀선배들이 그들이 누구인지 빨리 알아보게 했다는 것이다.

이들 100번대 신입단 선수들 외에는 넥센 선수단에는 90번대의 높은 배번이 많이 보인다. 지난 해 1군 포수로 활약한 허도환이 93번을 다는 등 신예 선수들이 90번대를 달고 있다. 또 70번대와 80번대는 대개 코칭스태프가 차지하는 번호들이기도 하다. 다른 팀들로 비슷한 배번대로 김시진 감독은 79번이고 심재학 타격코치는 88번이다.
한편 빅리거 출신으로 새로 가세한 옆구리 투수 김병현은 ‘배번 49번’을 달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명성을 날릴 때 배번으로 넥센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를 가질 때에는 백네트 뒤 관중석에는 넥센 배번 49번인 김병현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고 마운드에서는 KIA 마무리 후보 투수인 우완 김진우가 ‘49번’ 유니폼을 입고 투구를 해 눈길을 끌었다. 둘 다 부활을 꿈꾸는 선수들로 ‘49번’은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프로야구 배번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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