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케터로 새롭게 출발한 '퍼펙트 테란' 서지훈 [인터뷰]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2.02.28 10: 34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이름을 잊을 수 없다. '올림푸스 스타리그'와 WCG 우승 등으로 임요환 이윤열 등과 함께 한국 e스포츠를 대표했던 '퍼펙트 테란' 서지훈(28). 팬 카페 회원이 한 때 8만 명에 육박했을 정도로 선수 시절 귀공자 풍의 외모와 수려한 외모 만큼 깔끔하면서도 완벽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가 은퇴를 선언하고 스포츠마케터로 변신한 지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나갔다.
톰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제리 맥과이어’가 개봉한 지 벌써 15년이 지났지만 스포츠마케터라는 이색적인 직업은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생소한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영화에서처럼 선수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그를 팬과 팀이 원하는 선수로 밀어주기도 하지만 이는 그들이 하는 일부 업무에 불과하다.
10년간의 프로게이머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1월부터 스포츠마케터로 새롭게 출발한 '퍼펙트 테란' 서지훈. 2001년 초 멋 모르고 출전한 아마추어 리그서 시작해 CJ 간판선수를 거쳤던 10년 만큼이나 지난 2달은 그에게 새로운 전쟁터였다. OSEN은 서지훈을 만나 선수로 뛰었던 지난날과 힘차게 출발한 제2의 인생 '스포츠마케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퍼펙트 테란' 서지훈
- 언제 왜 e스포츠를 시작하게 됐는지.
▲ 18살 때 스타크래프트의 확장팩인 '브루드워'가 나오고 나서 게임을 시작했다. 특별하게 직업으로 출발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나도 모르게 이 세계에 빠져든 것 같다. 집에서는 처음에 반대가 심했지만 끝가지 우겨서 프로게이머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자체가 체계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스타리그 우승을 하면서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루는 경쟁이라고 생각하신 다음부터는 적극적인 지원자가 되셨다.
- 스타크래프트는 테란 프로토스 저그 3가지 종족이 있는데 왜 테란을 골랐는지. 
▲ 테란은 굉장히 약한 종족이었다. 아마추어 시절 또 임요환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우면서 이상하게 테란이 끌리더라. 손이 많이 가고 아기자기함이 있던 테란이 굉장히 끌렸다. 
- '퍼펙트 테란'으로 불리며 화려하게 빛을 발했다. 프로게이머들이 목표로 삼고 있는 스타리그와 WCG 우승으로 타이틀도 얻었는데….
▲ 평소에 나서지 않는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했지만 나중에 적응하고 나서는 그 자체를 내가 즐기게 되더라. 즐기고 나서 의식하지 않아도 그냥 하다 보니깐 주변에서 나를 '퍼펙트 테란'이라고 부르시더라. 당시에는 애칭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분 좋았다. '인정받는다'는 느낌이라 정말 기뻤다. 스타리그와 WCG를 우승 했을때가 가장 전성기가 아닐까 한다. 지금도 나를 '퍼펙트 테란'으로 부르면서 팬들이 환호해주시던 때를 기억하면 다시 마우스를 잡고 싶기도 할 정도다.
- 2007년 이후에는 긴 슬럼프가 있었던 것 같다. 찬란했던 명성이 더 힘들게 하지 않았는지.
▲ 어느 순간인가 나를 보니깐 내가 게임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게임으로 보지 않고 살아가는 수단이 됐다고 생각하니깐 더이상 역량이 발전하지 않았고 동시에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또 학교 등 프로게이머의 세계가 아닌 다른 일들을 접하게 되면서 게이머로서 10년 뒤의 모습과 20년이 지난 내모습등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게 됐다. 생각을 정리하고 더 잘해보기 위해서 선택했던 것이 공군 입대였는데 생각처럼 좋은 결과는 있지 않았다.
◆스포츠마케터로 새롭게 출발한 제2의 인생
- 10년간 프로게이머를 했던 만큼 향후 게임단에 있으면서 이후를 바라볼 수 도 있었던 같은데 다소 의외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마케터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 내가 이 세계 안에서 게임을 하면서 다른 것들 보다 좀 많이 접하면서 생각을 다르게 했던 것 같다. 대학교 생활을 열심히 한 것은 아니지만 게임 관련 이외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부터 프로게이머라는 길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 처럼 내가 지금 몸 담고 있는 e스포츠에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 두 달 정도 스포츠마케터를 해보니깐 어떤 점이 힘들던가.
▲ 우선 아침형 인간으로 바뀐게 힘들더라(웃음). 저녁과 새벽에 활동하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출퇴근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터닝포인트였다. 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이 달랐다.정치 경제 사회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중요하고 어학능력도 빼 놓을수 없어서 일을 익히고 배우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겠다.
- 스포츠마케터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면.
▲ 선수를 계약하고 스폰서십을 성사시키는 것은 스포츠마케터의 일 중 일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시스템을 만들고 개선해나가고자 노력하는 이들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게임단을 예를 든다면 성적을 내는 사람들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라고 할 수 있지만 성적의 밑바탕을 만들어주는 이는 '스포츠마케터'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돈과 같은 시간을 투자했을 때 최대한 효율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것 말고도 더 많은 부분이 있지만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e스포츠 지원외에는 아직 업무를 배우고 있는 과정이라 더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기는 어렵다(웃음).
- 앞으로 어떤 스포츠마케터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당장의 목표는 CJ 엔투스가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역 e스포츠 선수 출신이라는 간판 보다는 프로게이머 경험을 토대로 e스포츠 발전에 보탬이 되고 있다. 최근 게임에 대해 중독이라는 시각으로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좋은 점들도 부각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 10년간의 프로게이머 생활을 정리하면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은퇴식을 통해 팬들께 인사들 드렸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말한다면 지켜봐 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이다. 팬들께서 주셨던 큰 사랑과 관심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더 잘해서 보답을 해드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많고 죄송한 마음이다. e스포츠의 주인은 팬들인 만큼 주셨던 큰 사랑 스포츠마케터 서지훈으로 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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