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SK 코치, "좌타자로만 타순 짜야할 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3.05 11: 12

"너도 나도 우투좌타네요."
김경기(44) SK 2군 타격 코치가 '일률적인 좌타자 양성'에 안타까운 심정을 표시했다.
4일 강원도 속초 캠프에서 만난 김 코치는 "이러다가는 올해 정말 선발 라인업을 모두 좌타자로만 짜야 할 판이다. 오른손 타자가 오히려 품귀현상"이라며 "1루와 가깝다는 것 빼고는 정형화된 우투좌타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는 올해 받은 신인 중 포수 김민식을 비롯해 박승욱, 최정민, 한동민, 최항 등 5명의 야수가 우투좌타다. 수비를 할 때는 오른손잡이가 되지만 타석에서는 좌타석에 들어선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시애틀의 스즈키 이치로가 대표적인 우투좌타. 작년에도 박계현, 정진기가 이런 유형의 선수였다.
김 코치는 "문제는 좌타자를 만드는 기준"이라면서 "오른손으로 칠지 왼손으로 칠지는 주시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유행처럼 마구잡이로 좌타자를 만들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의 설명에 따르면 사람의 눈은 사물을 똑같이 보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쪽 '주(主)'가 되는 눈이 있으며 그 눈을 중심으로 사물을 보게 된다. 예를 들면 오른손잡이는 오른 눈이 주시가 된다.
실제 김 코치는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이면서 "오른손 타자가 좌타석에 들어서면 공이 갑작스럽게 사라져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또 김 코치는 "스위치 히터의 경우도 양쪽 결과가 조금 다르게 나타난다. 보통 오른손으로 치면 장타, 왼손으로 치면 타율 즉 컨택 능력이 더 잘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최정을 예로 든 김 코치는 "최정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주시가 달라지는 특이한 타자다. 한 번 슬럼프에 들어가면 몇 경기를 1개의 안타도 없이 순식간에 말아먹는 스타일"이라며 "그 때 최정을 살펴보면 주시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겨간 경우다. 최정은 양치질이나 밥을 먹을 때 왼손을 잘 사용한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주시가 왼쪽으로 옮겨간다. 그럴 때는 좌타석에서 치게 해서 컨디션을 찾게 한다. 이럴 때는 오히려 왼손으로 치는 것이 낫다. 첫 3할을 쳤던 2008년에는 그런 조절이 잘됐다"고 떠올렸다.
결국 김 코치 말은 아무런 기준 없이 오른손잡이를 왼손타자로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뜻이었다. 홍명찬의 경우는 우타자에서 좌타자로 바뀌었다. 정규창은 우투양타였으나 오른쪽으로만 치게 하고 있다.
김 코치는 "슬럼프에 빠지면 이를 최소화 시켜야 한다. 그렇지만 일률적으로 우투좌타를 시키면 슬러프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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