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꼽히는 FC 서울의 데얀(31)은 지난 4일 대구 FC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평소와 달리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한 끝에 22분 만에 전격 교체됐다. 초반 선제골을 먼저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꾸려가던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른 교체였다.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최용수 서울 감독은 데얀을 뺀 이유와 그의 자세에 대해 독설을 날렸다.
최용수 감독은 “구단과 데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고 전제하면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약속했는데 어겼다. 데얀은 공간을 찾아다니고 득점 집념이 강한 선수인데 단 1%도 해당 안 됐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광저우 부리가 거액의 이적료(500만 달러·약 56억 원)와 연봉(180만 달러·약 20억 원)을 제시했으나 서울이 거절하면서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울은 당시 이례적으로 특별휴가까지 주며 설득한 끝에 갈등을 일단락짓는 듯했다.
그러나 대구전을 통해 갈등이 더욱 증폭되면서 양 측 모두 큰 상처를 입었다. 물론 최용수 감독이 지나친 발언을 했다는 지적도 있다.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데얀 길들이기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팀 전력에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데얀을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 길게 볼 때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유독 개성이 강한 데얀에게 코칭스태프가 오히려 끌려 다니는 인상을 줄 경우 팀 조직력이 와해될 수 있다. 젊은 감독으로 형님 리더십을 앞세우는 최용수 감독이지만 쉽게 넘어갈 수 없었다.
최용수 감독이 대노하자 데얀은 일단 고개를 숙였다. 문제가 커지자 대리인을 통해 "결코 태업이 아니다. 대표팀 경기로 컨디션이 안 좋았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몬테네그로대표팀에 차출된 데얀은 1일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에 출전해 64분을 소화하고 2일 귀국했다. 이틀 만에 다시 대구전에 나서면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고 밝힌 것이다.
완전히 해결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빠른 봉합 보다는 완벽한 봉합이 중요하다. 데얀이 위치하는 자리뿐만 아니라 개성이 강한 젊은 선수들이 많은 서울에서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은 이번 데얀의 문제를 근본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 선진 경영으로 많은 칭찬을 받았던 서울이기 때문에 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늦었다고는 하지만 이제 시즌 시작이다. 초반이기에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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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기서 데얀(왼쪽)이 교체돼 나오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