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3인방이 팀을 떠난 데 이어 지난해 13승 에이스와 전도유망한 우완이 팀을 떠나고 말았다. 아직 첫 시즌도 치르지 않은 신임 감독에게는 커다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그 빈 자리를 메워야 할 선수들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김기태 감독의 LG 트윈스가 전화위복에 성공할 것인가.
지난 시즌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좌절을 겪은 LG는 시즌 후 조인성(SK), 송신영(한화), 이택근(넥센)이 차례로 FA 시장에서 새 팀을 찾아 떠났다. 각각 임정우, 나성용, 윤지웅(경찰청) 등 보상 선수를 획득했으나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는 아직 1군에서의 실적이 일천한 선수들이다. 그나마 지난해 넥센에서 좌완 계투로 활약한 윤지웅은 군 복무를 택했다.
선수단은 한층 젊어졌으나 그만큼 경험있는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게다가 2루수-유격수를 오가던 박경수도 공익근무 입대했다. 여기에 경기 조작과 관련해 우완 유망주 김성현이 구속되고 에이스 박현준도 검찰에 소환되며 지난 6일 선수단 퇴출로 이어졌다. LG에게는 이보다 나쁠 수 없는 비시즌이다.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등 주축 타자들이 남아있으나 전체적으로 누수가 큰 LG 선수단. 어쩔 수 없이 새 판 짜기에 나서야 하는 김 감독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요미우리 2군 코치 시절부터 강한 카리스마와 뚝심으로 선수들을 지도한 김 감독이었으나 서까래는 물론 앞 뜰 묘목까지 뽑혀나간 집을 꾸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선수단이 더욱 한데 뭉쳐야 하는 LG의 2012시즌이다. 실제로 지난 9년 간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잇달아 실패하면서도 경기력은 물론 야구 외적으로도 좋은 분위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타 팀의 한 베테랑 선수는 밖에서 본 LG에 대해 "팀 순위가 낮았던 만큼 좋은 유망주들을 많이 입단시켰으나 첫 월급이 나오자마자 명품 옷을 구입하려고 하는 등 스타가 아님에도 이상한 프로 의식에 젖어드는 모습이 나오더라"라며 혀를 찼다.
또한 한 지방구단 코치는 LG에 대해 "승패가 기울어진 1군 경기에서 어떤 젊은 투수가 상대팀 7,8,9번 하위 타선을 삼진으로 잡아내면 팀에서도 그렇고 팬들도 '가능성을 보여줬으니 내년에 10승 이상을 해줄 것이다'라는 지나친 기대감을 갖더라. 워낙 기대감이 크다보니 선수는 스스로 붕 떠버리면서 어설픈 스타 의식을 보여주고 결국 이도저도 아닌 선수가 되는 모습을 자주 봤다"라며 비판했다. 유독 열성적인 팬과 구단 내의 기대치를 지나치게 의식해 결국 개인주의로까지 이어졌다는 비난이다.
물론 이 현상에 대해 선수단 모두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그러나 일부의 안 좋은 모습으로 인해 선수단의 이미지까지 격하되는 것은 분명 안 좋은 현상이다. 가뜩이나 팀 성적의 연속된 침체로 어려운 가운데 악재까지 터져나오면서 LG의 팀 성적 기대치는 엄청나게 떨어졌다.
반대로 생각하면 선수들이 부담없이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시즌이 2012년이다. 그동안 LG 선수단은 비시즌 대단한 열성을 보여주며 훈련에 임했으나 성적은 좋지 않았다. LG를 거친 한 코치는 그에 대해 "다들 훈련 때는 열심히 한다. 그러나 정작 시즌 때는 자신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 지 그 훈련 요령을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라며 꼬집었다. 내부에서까지 비춰진 그 모습은 결국 LG의 만성적인 하위권 성적을 만든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박현준과 김성현의 선수단 퇴출은 남아있는 LG 선수들에게 '야구에 대해 얼마나 진심으로 다가서야 하는지' 교훈이 되기 충분하다. 빈 자리가 생긴 만큼 선수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제대로 깨닫고 기량을 절차탁마한다면 그 자리를 제 위치로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김 감독의 지도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오기를 갖고 야구에 달려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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