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서는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선수가 유리하다. 젊은 선수들은 패기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베테랑 선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넓은 시야를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다. 이러한 여유가 결정적인 순간 큰 힘을 발휘한다.
이때문에 지난 8일 부산 KT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벌어지기 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큰 경기에선 베테랑 선수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강혁은 삼성에서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등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가. 대신 신인 함누리(24,195cm)는 강혁의 체력을 지켜주기 위해 투입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신인 포워드 함누리는 지난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오세근-김선형-최진수에 이어 4번째로 호명되며 전자랜드에 입단했다. 중앙대 시절 좋은 활약으로 프로에서도 기대가 컸으나 주전 포워드 문태종에 가려 함누리는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6라운드 막판 출전시간이 늘었고, 막판 4경기에선 평균 17.5득점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플레이오프 데뷔전에서 함누리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이날 함누리는 주로 강혁과 교체되어 들어와 10분 57초를 뛰었다. 남긴 성적은 2점슛과 3점슛 각각 하나씩 시도와 턴오버, 그리고 자유투 헌납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가볍고 자신감 넘치던 움직임과는 달리 함누리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70-69로 앞섰던 4쿼터 종료 1.6초 전 KT 조성민의 슈팅을 막기 위해 떠올랐다 파울을 범해 자칫 결승골과도 같은 결정적인 자유투를 헌납했다. 정규시즌 자유투 성공률 92.5%의 조성민이었기에 사실상 승부는 결정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조성민은 자유투 1구는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으나 2구는 놓쳐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유도훈 감독도 "그 순간 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과도 같은 상황. 파울을 범해 고개를 숙였던 함누리는 그제야 얼굴을 들 수 있었다.
KT 김현민(25, 199cm) 역시 경험 부족을 드러낸 건 마찬가지였다.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보여줬던 패기 넘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6분 20초를 소화하며 2득점 1리바운드 턴오버 1개를 기록한 김현민은 2차례나 오픈 찬스를 맞이했으나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림을 외면했다. 또한 패스에 있어서도 좁은 시야로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어떻게 지나갔을지 모를 두 신인의 플레이오프 데뷔전. 분명 뼈 아픈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성장통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신인은 그렇게 경험을 쌓고 성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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