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 2차전은 모두 함지훈(28, 울산 모비스)의 활약에서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비스는 지난 17일 1차전에서 65-60으로 동부를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당시 함지훈은 매치업 상대였던 동부 센터 김주성을 상대로 18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프로농구 최고의 센터 중 한 명인 김주성을 앞에 두고도 위축되지 않고 과감한 1대1 돌파로 시도, 득점은 물론 끊임없이 공간을 만들어내며 많은 찬스를 양산했다.
동부의 핵심 전력이자 정신적인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김주성이 후배 함지훈에 무너지자 동부는 전체적인 팀 밸러스가 무너져버렸고,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며 1차전을 모비스에 내줘야 했다.

하지만 2차전은 달랐다. 직접 “1차전 패배는 함지훈을 막지 못한 것에 있다”며 패인을 분석한 동부의 강동희 감독은 19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PO 2차전에선 함지훈의 마크맨으로 김주성이 아닌 로드 벤슨을 붙였다. 1차전을 교훈삼아 강동희 감독이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그리고 이는 대성공을 거뒀다.
함지훈은 1차전과는 달리 벤슨이 자신의 수비수로 붙자 제대로 된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고 단 8득점(4리바운드, 7스틸)에 그치며 경기 내내 침묵했다. 과감한 1대1 돌파는 실종됐고 움직임 역시 소극적이었다. 1차전과는 달리 함지훈을 꽁꽁 묶었던 동부는 결국 2차전을 66-59로 승리하며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 후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의 ‘벤슨 공략’에 대한 고민과 실수를 털어놨다. 유 감독은 “(함)지훈이로 하여금 어떻게 벤슨을 공략하게 할지 고민해야 될 것 같다. 물론 내 실수도 있다. 어느 정도 공격을 시켜봤어야 했다. 상대가 패를 일찍 보여준 만큼 다음 경기에선 1대1 공격도 시켜볼 생각이다. 결국은 함지훈의 공수 활약이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할 것 같다”고 말하며 그가 4강 PO의 키를 쥐고 있음을 드러냈다.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오는 21일 벌어지는 3차전은 이번 4강 PO 승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벤슨을 상대로 함지훈의 활약 여부는 그 축소판이 될 수 있다. 지난 1, 2차전 모비스를 웃고 울게 한 함지훈이 벤슨을 상대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그의 활약에 모비스의 운명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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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