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힘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자신감도 생겼다”.
LG의 신예 유격수 오지환(21)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통해 성숙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전지훈련 연습경기부터 안정된 수비를 보이던 오지환은 시범경기에서도 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물론 단 두 번의 시범경기 선발출장으로 수비향상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팀내 감독·코치진의 평가와 오지환의 수비 자세를 보면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다.

오키나와에서 오지환은 유지현 수비코치의 지도 아래 수비 훈련 때마다 타구 1000개를 받아냈다. 단순하게 타구 1000개를 처리하는 것이 아닌 유 코치 기준에 맞는 완벽한 리듬과 자세, 그리고 연결동작이 성립된 것으로 판단되는 수비 1000번이었다. 그야말로 지옥 훈련이었고 버티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훈련이 진행될수록 나쁜 버릇이 고쳐졌다.
유 코치는 오지환 한 명만 집중 지도한 것이 아닌 유격수와 2루수를 짝을 지어 훈련시켰다. 고된 훈련에도 선수들로 하여금 웃음을 잃지 않게 하기위해 훈련 분위기를 밝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궁리했다. 힘들어도 항상 웃음을 요구했고 그러면서도 놓치는 부분 없이 철저하게 지도했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유 코치의 지도를 받아온 오지환은 나쁜 버릇을 모두 없애고 수비 동작 전면 수정에 나섰다. 일단 타구를 처리하는 데에 있어 손이 아닌 발로 잡아내는데 중점을 뒀다. 하체의 순발력을 바탕으로 타구를 따라가야 다음 동작도 잘 이뤄지게 된다. 또한 수비 범위 안에선 아무리 쉬운 타구도 두 손으로 잡아내는 기본기를 강조했다.
20일 두산전에서 변한 오지환의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이날 오지환은 대부분의 타구를 몸 가운데에 놓고 처리했다. 손으로 공을 따라간 것이 아닌 순발력을 이용해 다리로 잡는 모습이었다. 특히 8회말 봉중근의 등판 때는 빠른 좌타자 오재원의 타구를 정확하게 처리했고 내야진 가운데를 가를 만한 임재철의 타구도 정확하고 여유 있게 잡아냈다.
개막전까지 약 2주가 남은 상황에서 LG 김기태 감독은 “오지환이 많이 늘었다”며 “특히 수비에서 굉장히 많이 좋아졌고 자신감도 붙었다”고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 오지환이 선두를 달리고 있음을 시인했다. 유 코치도 “내야수비에서 오지환의 안 좋은 습관들을 고치는 데 초점을 뒀고 오지환이 잘 따라와줬다. 단계로 구분한다면 마지막 실전 단계를 치르는 중이다”며 오지환의 발전과 관련해 기대감을 보였다.
오지환은 주전 풀타임을 소화한 2010시즌 에러 27개, 지난 시즌에도 에러 10개를 기록했다. 유격수감이 아니라는 지적으로 포지션 전향에 대한 목소리도 많이 들렸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고 더 고되게 훈련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목표로 숫자를 내세우지 않았다. 흔히 에러수, 3할 타율 등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지환은 “그런 것 보다 팀 동료들로부터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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