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의 포항, 결론은 '스틸러스 웨이'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21 08: 01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경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지난 20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홈 경기서 0-2로 패배한 후 한 말이다. 좋은 결과를 바라던 팬들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팬들의 재미라는 것이 황선홍 감독이 입장이다.
말 그대로 이야기하면 '스틸러스 웨이'다. 팬들에게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려는 것. 최근  구단 사장이 바뀌었지만, 포항이 추구하는 바는 변하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촌부리와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부터 일관된 말을 하고 있다. 아직 팀이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라는 것. 포항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김형일과 김재성이 상무에 입대하고, 모따가 팀을 떠나면서 수비와 미드필드, 공격에서 축을 잃게 됐다. 특히 김재성의 입대는 기존에 포항이 갖고 있던 중원에서 장점을 상당히 잃게 만들었다.
하지만 포항은 김재성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줄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김형일 대신 조란, 모따 대신 지쿠를 영입한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인지 촌부리전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엉성한 패스 플레이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졌다. 17일 K리그 홈 경기서 부산 아이파크와 2-2로 비겼음에도 황선홍 감독이 긍정적으로 바라본 이유다.
황선홍 감독은 "아직 승리가 없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목표로 한 것을 얻지 못해 급해지면서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플레이 자체는 원하는 것을 하고 있어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유를 가지고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포항이 원하는 바는 패배를 해도 충분히 팬들이 납득하고 만족할 수 있는 경기라는 거다. 이 때문에 포항은 부뇨드코르를 상대로 전체적인 라인을 올려서 상대했다. 화끈한 공격으로 골을 만들어 팬들을 재미있게 만들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부작용은 확실했다. 황선홍 감독도 잘 파악하고 있다. "라인을 올리다 보니 뒷공간을 많이 내줬다. 빠른 역습에 2골을 잃고 패배했다. 선수들은 준비한 대로 열심히 잘 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지난 부산전에서는 세트피스서 실점했다. 하지만 상대에게 좋은 찬스를 많이 내주지 않았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2실점을 했지만 공격적으로 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별하게 많은 문제점이 나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위험도가 높아도 승부를 내기 위해서 필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는 공격과 수비를 다 같이 하는 게 맞지만, 홈 경기였고 목표한 것이 있다보니 라인을 올려서 상대했다"고 설명했다.
황선홍 감독의 이와 같은 경기 운영 방식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근시안적인 자세로 팀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경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팬들을 위해서는 이기는 게 중요하지만 축구라는 건 승패 말고도 다른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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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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