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이대호 취재기] '삼진에 항의' 이대호, 무슨 말 했나 들어보니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4.05 21: 21

"그게 어떻게 삼진이에요. 말도 안 되죠".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초반 예열을 마친 '빅보이' 이대호(30.오릭스 버펄로스)의 방망이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지난 4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벌어진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타자로 출전,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타율을 3할(20타수 6안타)로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이대호가 구심의 삼진 판정에 항의하는 장면이었다. 이대호는 1회 첫 타석에서 니혼햄 선발 야기 도모야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좌완 투수인 야기의 공은 체인지업으로 바깥쪽으로 흘러 들어와 볼로 보였지만 포수 오노 쇼타의 교묘한 미트질과 어우러져 삼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이대호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듯 삼진을 당한 뒤 한동안 타석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윽고 이대호는 배트를 내려놓고 구심에게 가서 항의를 했다.
심판실로 돌아가려는 구심과 한동안 이야기를 한 이대호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덕아웃으로 돌아갔고 일본 중계카메라는 이 장면을 장시간 잡아주며 관심있게 다뤘다. 한 일본 기자는 "이대호가 원래 다혈질이냐"고 묻기까지 할 정도였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이대호에 당시 상황을 물어보자 "그게 어떻게 삼진이냐. 말도 안 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좌투수가 던진 바깥쪽 빠진 공까지 잡아주면 우타자는 칠 공이 없어진다.
스트라이크 존의 규정은 어느 나라나 같다. 타격 자세를 갖춘 타자의 어깨와 유니폼 하의 사이의 중간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플레이트 위의 공간을 말한다.
그렇지만 리그에 따라 약간씩 스트라이크 존은 차이가 있기 마련. 그렇다 하더라도 보통 허리띠 위쪽의 공은 스트라이크로 잘 잡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대호가 삼진을 당한 순간 사진을 보면 공은 이대호의 허리 위를 지나고 있다. 심판 재량에 따라 스트라이크를 선언할 수도 있지만 타자는 높게 느껴질 뿐이다. 더욱이 공의 코스는 뒤에서 봤을 때 바깥쪽이었다.
그럼 이대호가 심판에 한 말은 무엇일까. 이대호는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가서 저게 스트라이크가 맞냐고 확인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대호는 "항의를 하고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이미 지나간 일을 두고 강하게 이야기를 하면 나만 손해다. 그래서 다음 타석부터는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할 때 많이 들었던 조언 가운데 하나가 "위축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한국과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쓰게 되면 타격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에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 내에 적응을 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외국인선수가 첫 해부터 무조건 당하고만 있으면 그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대호의 짧은 항의에는 이런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석연찮은 판정으로 삼진을 당한 이대호지만 이어진 세 타석에선 연달아 안타를 터트리며 이름값을 했다. 비록 9회 마지막 타석에선 볼카운트 0-3에서 욕심을 내다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어필 후 3연타석 안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에 서서히 적응을 해 나가고 있었다.
cleanupp@osen.co.kr
삿포로돔(일본)=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