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빛났던 대구의 '슈퍼서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4.12 11: 23

2연패에 빠진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 감독은 그럼에도 그저 흐뭇하다.
대구 FC는 지난 11일 대구스타디움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7라운드서 경남 FC에 2-3으로 석패했다. 대구는 이날 1-2로 뒤진 상태에서 후반전을 맞이해 압도적인 경기력에도 불구, 2-3으로 패배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희의 자책골과 상대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는 등 경기 내내 운이 따르지 않으며 2연패에 빠진 대구에는 절망보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희망의 주인공은 대구가 자랑하는 '슈퍼서브' 송제헌(26)과 황일수(25) 그리고 최호정(23)이다. 2010년 포항에서 대구로 적을 옮긴 송제헌은 본래 후보 선수가 아니었다. 지난 시즌 25경기에 나와 팀내 최다인 8골을 폭발시키며 빈약한 대구의 공격진을 이끌었기 때문.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겨울 전지훈련에서 재활 훈련에만 매진했고, 결국 몸이 덜 올라와 설 자리를 잃었다. 더욱이 브라질 용병 3인방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송제헌이 선발로 나설 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전북전서 후반 5분 교체 투입된 송제헌은 보란 듯이 2골을 몰아넣으며 3-2 역전승의 주인공이 된 것. 이어진 제주전서 다시 벤치에 앉았지만 레안드리뉴의 종아리 부상으로 경남전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송제헌은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해 매서웠던 대구 공격의 시발점이 됐고, 후반 막판 페널티킥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시즌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모아시르 감독도 "송제헌은 실력이 뛰어난 선수다. 지난 전지훈련 때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를 계속 뛰다 보면 더욱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일수는 2010년 대구에 입단한 첫 해 4득점 5어시스트를 올린 뒤 지난 시즌에도 32경기서 4골 3어시스트를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번 시즌 주로 후반 교체해 들어와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로서 임무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 시즌 7경기서 1어시스트에 그쳤지만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황일수는 후반 상대가 지친 틈을 타 장기인 빠른 발과 발재간, 정확한 킥으로 상대 수비진을 위협하며 동료 공격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창출해 주고 있다.
모아시르 감독도 "황일수는 좋은 선수다"고 운을 뗀 뒤 "황일수가 매번 후반 조커로 나오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정도의 실력이면 언제든 주전으로 뛸 수 있다"며 슈퍼서브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최호정은 후보선수에서 주전 선수로 급부상한 케이스다. 주전 풀백이던 강용이 개막전이었던 서울전서 멋진 골을 터뜨렸고, 최호정은 벤치에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열린 강원전서 강용이 퇴장을 당한 뒤 최호정은 맹활약, 모아시르 감독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어 경남전서 멋진 헤딩골까지 터뜨리며 확고한 주전 자리를 예약한 것.
모아시르 감독은 "최호정은 수비를 잘하는데 공격 가담까지 좋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강용과 스타일이 다르면서 잘해주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모든 선수에게 기회는 열려 있다. 나이와 경력 모든 것에 상관없이 오직 경기력만이 출전 여부를 말해준다. 선수 스스로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무한 경쟁 체제를 예고한 모아시르 감독의 방침이다.
선수의 모든 배경을 배제한 채 오직 경기력으로만 평가하는 모아시르 감독의 지도 아래 대구의 '슈퍼서브'들이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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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제헌-황일수-최호정 / 대구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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