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윤식이 종합편성채널 채널A 주말극 '불후의 명작'에서 퇴장했다.
극 중 여주인공 금희(박선영)의 아빠 영철로 출연 중이던 그가 지난 14일 방송된 9회분에서 악성 뇌종양으로 숨을 거두면서 시청자와 작별하게 된 것.
그동안 백윤식은 아내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임예진과 함께 선보인 정통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 받아 왔다. 특히 시청자들은 초반 백윤식의 코믹연기를 지지했고, 이내 웃음기를 뺀 정극연기에 "역시 백윤식",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연출을 맡은 장형일 PD와의 오랜 우정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 출연한 '불후의 명작'에 백윤식이 캐스팅됐을 때, 게다가 아내로 임예진을 맞는다는 소식이 함께 전해졌을 때 많은 시청자들은 코미디 연기를 예상했다. 백윤식의 코믹연기,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푼수 역할을 자청해 온 임예진이었기에 가능했던 추측이었다. 그러나 두 배우는 보기 좋게 예상을 빗나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똑똑하고 예쁘면서도 서른이 넘도록 결혼하지 않는 딸 금희를 걱정하고 서른다섯의 나이에도 어린 딸만큼도 철이 없는 아들 금호(신승환) 때문에 마음고생하는 보통의 부모, 남다른 음식 제조와 손님 접대 철학으로 '삼대째설렁탕'을 운영하는 양심 있는 음식점 주인 부부로 드라마의 기반을 튼튼히 해 왔다.
그렇게 백윤식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캐릭터 황영철이 9회에서 세상을 등졌다. 기본적으로 '불후의 명작'이 남녀 주인공에만 기대 굴러가는 드라마가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인 대작인 영향도 있지만, 9회 동안 보여 준 백윤식의 호연에 답하듯 그저 여주인공의 아버지 사망으로 간단히 처리되지 않고 격에 맞게 최후를 맞이했다. 악성 뇌종양 사실을 안 황영철은 평생을 변함없이 사랑해 온 아내와의 마지막 여행으로 인생을 정리했다. 화를 내거나 슬퍼하거나 연연해 하는 모습 대신, 가장 아끼는 아내와의 소중한 시간으로 마지막을 채운 것이다.
그동안 보여 준 정극연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듯 백윤식, 임예진 부부는 마치 노년 로맨스 소설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 같은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드라마는 순간 어느 청춘영화 부럽지 않은 멜로영화의 분위기를 내뿜었다. 시청자들 역시 노을과 바다, 잔잔한 기타 소리가 함께한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두 사람의 이별에 공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한, 노부부의 마지막을 더욱 빛낸 노래는 음악인 김목경이 노랫말을 짓고 곡을 붙이고 고인이 된 김광석이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이다.
비록 명배우 백윤식은 퇴장했지만, 더욱 친밀함을 더해 가는 성준(한재석)과 금희의 러브스토리, 반격을 준비하는 영주(이하늬)와 캐릭터 변신이 예고되는 건우(고윤후)의 활약이 펼쳐질 10회는 오늘(15일) 오후 7시 30분에 채널A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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