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김재현 선배와 같은 은퇴 꿈꾼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4.19 06: 27

"내 실력이 부족할 때가 아니다. 내가 만족했을 때 유니폼을 벗고 싶다".
절치부심이라는 네 글자로 설명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조성환(36)이다.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팀 내 입지는 점차 좁아졌고, 마침 FA를 앞뒀던 그는 결국 만족스럽지 못한 조건에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겨우내 조성환은 젊은 선수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훈련에 임했고, 양승호 감독은 매번 "올 시즌 조성환은 반드시 부활한다"고 장담하곤 했다.
지금까지 조성환의 성적은 화려하다. 9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9푼5리(38타수 15안타) 1홈런 2타점 6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겨울 시력교정수술을 다시 받은 뒤 공이 또렷하게 잘 보인다는게 조성환의 설명. 또한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찾으며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다시 전성기를 열어젖힐 준비를 마친 조성환. 그는 "나이 때문에 '조성환 갔네 갔어'라는 말이 가장 듣기싫다. 여전히 젊은 선수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신체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측정한 50m 달리기에서 조성환은 가장 훌륭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은퇴'라는 두 글자는 낯설지만은 않았다
그래서일까. 이날 초 시즌을 얼마 안 남겨둔 상황에서 터진 이종범(42, 전 KIA)의 은퇴 결정에 조성환은 진한 아쉬움을 안고 있었다. 조성환은 "이종범 선배는 정말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았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은퇴 결정은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지금 어린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이종범의 플레이를 보고 배운 세대다. 무엇보다 나 부터 선배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고 닮고자 노력했었다. 그렇게 이룬게 많고 할 일이 많은데 벌써 그만둔건 아깝다"고 토로했다.
물론 조성환은 구단과 선수 사이의 역학관계가 있었던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KIA 코칭스태프와 선배 사이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다. 구단의 결정도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는 "그렇지만 젊은 선수의 자리를 내주기 위해 이종범 선배가 은퇴를 결정한 것은 아무래도 아쉽다"고 다시금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조성환이 원하는 은퇴상은 누구일까. 그는 주저없이 김재현(37, 전 SK)를 꼽았다. 김재현은 조성환에겐 1년 선배다. 김재현이 2010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접었으니 이미 조성환은 그 이상으로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김재현 선배와 같이 유니폼을 벗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내 실력이 부족할 때 은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족했을 때, 후회없이 신뢰를 쌓은 뒤 은퇴를 하고싶다. 그게 내 남은 선수생활의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당연히 은퇴는 아직까진 먼 미래의 이야기다. 조성환은 "올해와 내년 무조건 잘 해서 다시 FA 계약을 맺는 내후년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뜨거운 열의를 내뿜고 있다. 그런 그가 존경하는 선배가 한 명 더 있으니 바로 최동수(41, LG)다. 조성환은 "최동수 선배처럼 팀에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설 수 있는 선수가 되고싶다. 지금도 최동수 선배가 대타로 나오면 포스라는게 느껴진다"며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조성환의 남은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후배들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걸 보며 내가 놀란다"라고 하면서도 "지지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이어 조성환은 "젊은 선수들로 하여금 내 등을 바라보고 나를 따라잡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후배들이 따라잡아야 할 목표가 되는것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끊임없는 채찍질을 하기 위함이다. 서른 일곱 조성환, 그의 야구는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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