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의 집념에 한대화 감독도 두 손을 들어야 했다.
삼성-한화의 시즌 3차전이 열린 대구구장. 경기 전 삼성 내야수 박석민(27)이 특유의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경기장 뒷편을 활보했다. 이어 한화 한대화(52) 감독도 3루 측 덕아웃을 향해 걸어갔다. 유별난 징크스가 있는 한 감독과 박석민.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한 감독과 박석민 사이에는 웃지 못할 징크스가 하나 있다. 박석민은 한화와 경기를 치를 때면 경기 전에 꼭 한 감독을 찾는다. 한 감독의 오른손을 잡아야 경기가 잘 풀린다는 믿음 때문이다. 한 감독과 박석민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삼성에서 코치와 제자로 한솥밥 먹은 인연이 있다. 한 감독은 박석민을 아꼈고, 박석민도 한 감독을 잘 따랐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만난 지난달 22~24일 청주 3연전에서도 박석민은 감독실 문을 걸어잠근 한 감독을 향해 창문을 열어 "감독님 문은 왜 잠그셨어요?"라고 물어볼 정도로 집념을 보였다. 내부 구조에 밝은 대구구장에서의 박석민은 더욱 거침없었다.
그러나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 감독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뒤 삼성 류중일 감독과 이야기 나누고 있었다. 박석민이 처음 한 감독은 찾을 때 두 사람이 이야기에 한창이라 함부로 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감독과 류 감독의 자리가 끝나자마자 박석민이 들이닥쳤다. 그리고 기어이 한 감독의 오른손을 잡았다.
한 감독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오더라. 어떻게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딱 찾아오더라"며 말로 박석민의 집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달 한화와의 2경기에서 7타수 3안타 타율 4할2푼9리 2홈런 3타점 4득점 2볼넷으로 활약한 박석민이 이날 경기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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