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면 될 것 같다."
충분히 잘 버틴 보상일까. 선두 SK 와이번스 마운드에 확실한 예비군이 될 채병룡(30)과 윤길현(29)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지난 17일 송도 LNG 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통해 각각 선발과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채병룡은 1⅔이닝 3실점했다. 9명의 타자를 상대했고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직구는 최고 141km. 이어 나온 윤길현은 ⅓이닝 무실점했다. 3명의 타자를 맞아 2피안타 1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 직구는 최고 144km를 찍었다.

둘은 마운드에 섰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투수들. 지난 4월 공익근무를 마친 채병룡은 지난 2009년 10월 24일 KIA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 이후 2년 7개월여만에 정식 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채병룡은 지난 2001년 2차 4라운드(전체 34순위)에 SK 유니폼을 입었다. 통산 55승 43패 9홀드 17세이브를 올렸다. 기록에서 보듯 채병룡은 선발, 중간, 마무리 어디에서도 빛났다.
특히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2007시즌과 2008시즌에는 각각 11승(8패) 평균자책점 2.84, 10승(2패) 2.70으로 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 3승 3패 3홀드 2세이브를 올린 2009시즌에는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을 내준 투수로 남았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 투혼을 발휘한 최고 투수라는 점 역시 부각돼 각광을 받았다.
지난 2002년 2차 2라운드로 SK에 입단한 윤길현 역시 2009시즌까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통산 28승 19패 44홀드 8세이브를 올렸다. 2002시즌 11경기, 2005시즌 2경기, 2006시즌 24경기를 선발로 뛰긴 했으나 2007시즌부터 2009시즌까지 3년간 최고의 우완 불펜으로 더 유명했다.
채병룡은 거의 3년만에 오른 마운드의 느낌에 대해 "예전 같지는 않았다"면서 "그저 즐거웠고 '아, 이제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이어 "던질 수 있는 것은 다 던져봤다"는 그는 "제구도 괜찮았고 직구도 좋았다. 연습한 스플리터 계열 변화구도 제법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2009시즌 후 수술한 팔꿈치에 대한 통증도 없는 상태다.
하지만 채병룡은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2군 경기도 정식 경기다. 가볍게 볼 수 없다"면서 "나 때문에 팀이 질뻔 했다. 팀이 역전을 해서 이겨서 다행이다. 몇 년만에 던졌다는 것은 경기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투지를 보였다. 실제 이날 SK 2군은 채병룡이 내준 실점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4회 박윤의 2루타, 6회 조성우의 동점 적시타와 김정훈의 스퀴즈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아직 많은 것들이 아쉽고 부족하다"는 채병룡은 "무엇보다 경기 운영 능력은 차차 경기를 하면서 보완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윤길현 역시 밝은 표정을 보였다. "경기에 나가기 2주 동안 두 차례 직구 위주로 피칭을 했다"면서 "몸 상태는 90% 정도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컨디션을 보일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상무 제대 후 스프링캠프에 합류, 선발 후보로 꼽혔던 윤길현이었다. 그러나 2010년 5월 오른팔 인대접합, 8월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면서 순조롭지 못했다. 지난달 3차례 피칭에 나섰으나 역시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윤길현은 "전에는 피칭 후 팔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괜찮다"면서 "그동안 오버 페이스를 한 것 같다. 페이스를 다운시킨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 다시 처음부터 한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SK 전성기를 열었던 채병룡과 윤길현. 둘은 한결 같이 "7월이면 정상적으로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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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병룡-윤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