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다. K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자존심을 건 숨막히는 승부에서 국민은행이 웃었다.
'K리그 킬러' 고양 KB국민은행은 20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16강전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맞아 연장혈투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서 4-3으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잡았다.
홈팀 인천의 김봉길 감독대행은 체력 중전이 필요한 설기현-김남일-난도를 비롯해 지난 17일 광주전서 경미한 부상을 당한 이윤표와 문상윤을 선발 명단에서 과감히 제외한 채 베스트 멤버를 꾸렸다. 최전방의 유준수를 필두로 김재웅-이보-박준태가 뒤를 받쳤고 정혁이 플레이메이커 임무를 수행했다.

반면 국민은행의 이우형 감독은 박성진-김영남을 공격라인에 배치한 채 김원민과 박병원에게 좌우 날개의 임무를 맡기며 이들을 보좌하게 했다.
인천이 멋진 합작품을 만들어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12분 왼쪽 측면을 완벽하게 허문 박준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자로 잰 듯한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재웅이 지체 없이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연결하며 국민은행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대를 향해 빠르게 날아간 공은 골대와 김병곤 골키퍼의 몸을 연이어 맞고 골라인 안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인천은 전반 26분 중앙미드필더 정혁이 중앙선부터 단독 드리블 돌파 후 오른발 땅볼 슈팅을 날린 데 이어 전준형의 크로스에 이은 이보의 헤딩 슈팅으로 국민은행의 골문을 위협했다.
흐름을 완전히 내준 국민은행의 이우형 감독은 전반 28분 성종현을 빼고 하정헌을 투입하며 이른 시간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적중했다. 전반 31분 인천의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은 국민은행은 이상우가 문전을 향해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에 문전 혼전 상황으로 이어졌고 교체투입된 하정헌이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인천의 김봉길 감독 대행도 전반 33분 박준태 대신 발 빠른 최종환을 투입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전반이 종료될 때까지 인천의 맹공이 이어졌다. 전반 36분 역습 찬스서 이보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벗어난 데 이어 3분 뒤 유준수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보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감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을 노렸지만 김병곤 국민은행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국민은행의 골문을 향해 파상 공세를 퍼붓던 인천은 기어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전반 44분 국민은행의 왼쪽 측면에서 이보의 감각적인 칩킥 패스를 받은 전준형이 문전을 향해 올린 크로스는 선제골의 주인공인 김재웅의 발에 정확하게 배달됐다. 김재웅은 첫 골 장면과 유사하게 공을 멈추지 않고 감각적인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국민은행의 골망을 시원스레 갈랐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공이었지만 워낙 강하고 빠른 슈팅에 골키퍼가 도저히 손을 쓰지 못하는 멋진 골이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한 골을 뒤지고 있던 국민은행은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했다. 인천은 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상우의 왼발 프리킥을 권정혁 골키퍼가 간신히 쳐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국민은행의 공세를 잘 막아낸 인천은 단 한 번의 역습 찬스를 골과 다름없는 장면으로 연결하며 국민은행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인천은 후반 18분 이보가 중앙선부터 드리블 돌파 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며 무위로 돌아갔다.
이우형 감독은 후반 19분 지난 32강전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부산 아이파크를 격침시켰던 이재원을 투입하며 비기를 꺼내들었다. 효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후반 27분 오른쪽 진영에서 얻은 코너킥 찬스서 이상우가 문전을 향해 힘차게 크로스를 올렸다. 인천의 권정혁 골키퍼는 공을 쳐냈지만 문전 앞에 있던 정다슬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인천으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고 국민은행으로서는 행운의 골이었다.
김봉길 감독 대행은 후반 37분 유준수 대신 한교원을, 후반 45분에는 2골을 넣은 김재웅을 빼고 남일우를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카드를 소비했다.
국민은행은 후반 39분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 이재원이 머리로 정확히 떨어트려준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영남이 오른발에 갖다댔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며 찬스는 무위에 그쳤다.
인천도 물러서지 않았다. 2분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이보가 골키퍼와 1대1 찬스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김병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 전반 국민은행과 2~3차례의 슈팅을 주고 받은 인천은 끊임없이 국민은행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한교원이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했고 이를 이보가 달려들며 머리로 밀어넣었지만 골문을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양 팀은 연장 후반에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지만 체력이 많이 소진되자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국민은행이 3번째 키커까지 모두 성공시킨 가운데 인천은 두 번째 키커 주현재가 허공으로 공을 날린 데 이어 세 번째 키커인 김태윤이 김병곤 골키퍼에 막히며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인천은 네 번째 키커인 구본상과 남일우가 연이어 성공시킨 데 이어 국민은행의 4, 5번째 키커인 박성진과 이재원이 실패하며 승부를 6번째 키커까지 끌고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인천의 6번째 키커인 최종환의 발을 떠난 공은 허공을 가른데 반해 국민은행의 김효준은 깨끗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8강행 티켓을 잡았다.
■ 20일 전적
▲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2 (2-1 0-1) 2 고양 KB국민은행
△ 득점=전 12 44 김재웅(인천) 전 31분 하정헌 후 27분 정다슬(이상 국민은행)
△ 승부차기 4-3
국민은행 OOOXXO
인천 OXXO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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