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판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47.2%를 소화하며 반환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부상자가 하나둘씩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선수층이 두터운 팀일수록 이 시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시즌 초반 기대이상으로 선전한 LG와 넥센이 부상자 속출에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LG는 2승 7패 1무, 넥센은 3승 6패 1무로 주춤하고 있다. 이달초까지 선두권을 다퉜지만 어느새 6위와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부상자가 나오는 게 이유다.
LG는 외야수 이진영이 지난 4일 잠실 한화전 수비 중 오른쪽 허벅지를 다치며 전열 이탈했다. 타율 2할9푼9리 이진영이 빠진 후 공격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설상가상으로 마무리 봉중근이 지난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첫 블론세이브를 범한 이후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소화전을 오른손으로 가격하다 골절상을 당했다. 핵심 외야수와 철벽 마무리가 빠지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김태완과 서동욱처럼 소금 같은 활약을 한 선수들도 부상으로 빠져있다.

넥센도 부상자에 울상을 짓고 있다. 중심타자 이택근이 손바닥 부상 때문에 수시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있는 가운데 홈런 1위(19개)의 대형 유격수 강정호마저 봉와직염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시즌 초반부터 전열에서 빠진 투수 문성현과 외야수 송지만 외에도 장기영·유한준·정수성 등이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넥센으로서는 대체 선수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진정한 강팀인지 아닌지 그 기로에 섰다.
지난달 26일 이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SK도 불안불안하다. 투수 송은범, 포수 정상호가 빠진 가운데 필승 방정식 박희수와 정우람 모두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오니 필승조들이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노릇을 한 마리오 산티아고마저 24일 광주 KIA전에서 마운드 때문에 왼쪽 무릎 다쳐 당분간 전열 이탈이 예상된다. SK는 시즌 내내 좀처럼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KIA도 개막전에서 부상당했던 거포 김상현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지만, 윤석민, 한기주, 손영민, 심동섭이 모두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마운드에서 힘겨운 승부가 계속 되고 있다. 공동 4위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산도 기존의 정재훈, 임재철, 오재원 외 김동주, 손시헌까지 모두 다 부상으로 빠지며 힘겨운 처지에 놓였다. 그나마 대체 선수층이 두터운 게 다행이다.
최근 10경기에서 나란히 6승 3패 1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와 삼성이 그나마 부상 그늘에서 벗어나 있다. 롯데는 시즌 전부터 빠진 정대현에 문규현을 제외하면 중부상자가 없다. 홍성흔이 1군 엔트리에 복귀했고, 강민호도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삼성도 선발 윤성환이 잠깐 빠졌을 뿐 전체적으로 건강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재활 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전체적인 선수층 자체도 두텁다.
최하위 한화도 에이스 류현진이 부상에서 돌아오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김태균의 오른 엄지손가락과 장성호의 오른쪽 어깨 상태가 걱정이다. 그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무리하다 오래갈 수 있다.
페넌트레이스는 133경기 장기레이스다. 숱한 변수가 찾아오게 돼 있고, 그 중에서 가장 무서운 변수가 바로 부상이다. 부상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느냐에 희비가 엇갈린다. 무더위가 다가오는 여름, 과연 어느 팀이 부상의 그림자를 딛고 일어설까. 진짜 강팀과 약팀 그 차이가 나타날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순위 판도도 다시금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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