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로만 11골' 마라냥, 울산의 '조건부' 득점기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6.28 06: 38

마라냥(28, 브라질)이 울산 현대의 득점 기계로 떠올랐다. 하지만 교체 투입이라는 조건이 달린 득점 기계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지난 27일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서 열린 K리그 18라운드 포항과 홈경기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의 부진에서 탈출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마라냥은 전반 26분 부상을 당한 이호 대신 급하게 투입됐다. 그러나 적응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마라냥은 투입되고 1분 뒤 최재수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연결,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분에는 아키의 결승골을 도왔고, 후반 13분에는 신광훈의 퇴장을 유도해 울산을 승리로 이끌었다. 1골 1도움으로 이견 없는 승리의 주역이었다.

마라냥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다. 지난 시즌 일본 J2리그의 도쿄 베르디서 뛰었던 마라냥은 시즌 전 테스트에서 울산의 눈도장을 받고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브라질 현지에서 선수 한 명을 점찍어 둔 상황에서 마라냥을 보게 됐다. 마라냥은 팀에 와서 테스트를 했다. 좀처럼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어 스카우트 담당자로 하여금 결정을 하게 했고, 결국 마라냥이 선택됐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마라냥은 기대에 철저하게 보답했다. 울산에서의 데뷔전이었던 3월 11일 경남전에서 교체 투입되어 골을 터트렸다. 공격진의 옵션이 늘어나게 된 울산으로서는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특히 3월 20일 FC 도쿄 원정에서는 후반 44분 극적 동점골을 터트려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4월 초 선발 기회를 잡았던 마라냥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교체 투입 때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 마치 두 번의 득점이 우연인 듯했다. 울산은 마라냥을 다시 선발에서 제외시키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러나 교체 투입 때의 모습은 여전했다. 4월 22일 인천 원정에 투입된 마라냥은 다시 골을 넣었고, 3일 뒤 서울과 홈경기서도 골 맛을 봤다. 끝이 아니었다. 28일 대전과 홈경기서 2골을 터트렸고, 5월 2일 베이징 궈안 원정서도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어 승리로 이끌었다. 모두 교체 투입으로 일궈낸 기록이었다.
김 감독은 "마라냥이 투입되면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상대 득점 지역에서는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 수비할 때 어느 정도의 가담만 주문할 뿐이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문하면 안된다"고 마라냥의 활약 배경을 설명했다.
마라냥은 최근 3경기서 모두 교체 투입돼 3골을 터트렸다. 17일 경남전을 시작으로 20일 성남전, 24일 서울전에서 골을 기록했다. 완벽한 상승세였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마라냥을 선발로 투입하지 않았다. 마라냥도 "감독님의 판단을 믿는다. 언제 투입되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믿어주시는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불만은 없었다. 그저 준비할 뿐이었다.
마라냥의 마음가짐은 결과물로 나타났다. 전반 26분 투입 후 1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 2분에는 아키의 결승골을 도왔다. 게다가 후반 13분에는 완벽한 침투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신광훈의 고의적인 반칙을 유도, 신광훈을 퇴장으로 이끌었다. 덕분에 수적 우세를 점한 울산은 승리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마라냥은 아직까지 선발 출전을 해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오직 교체 투입으로만 11골을 넣었다. 마라냥 본인도 "나 자신도 신기하고 놀랍다"고 할 정도다. 그런 탓에 김 감독은 마라냥을 지속적으로 교체 투입시킬 것이라고 예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 감독이 마라냥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임대 기간이 6개월이었다. 현재 6개월을 더 연장하려고 절차를 밟고 있다"며 마라냥에 대한 신뢰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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