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쇼' 김영광, 울산 승리의 숨은 주역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6.28 09: 03

울산 현대가 골키퍼 김영광(29)의 활약에 미소지을 수 있었다.
모든 포지션이 힘들겠지만 특히 골키퍼라는 자리는 더 힘들다. 활약은 언제나 조명받지 못하고 실수만 부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격수의 골이 없다면 팀의 승리도 없고, 팀의 승리가 없으면 골키퍼의 활약은 아예 묻히게 된다. 하지만 팀이 승리하더라도 골키퍼가 스타로 떠오르는 경우는 극소수다.
지난 27일 열린 울산과 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 18라운드가 그랬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 선수(MOM)은 공격수 마라냥이었다.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고, 팀의 결승골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최우수 선수가 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울산의 승리가 마라냥 혼자의 활약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골키퍼 김영광이 없었다면 울산은 포항의 공세에 일찌감치 무너질 뻔했다. 그만큼 김영광은 온 몸을 날려가며 포항의 슈팅을 막아냈다.
포항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울산 수비진은 최근 곽태휘의 부상으로 새롭게 재편되서인지 조직력이 다소 떨어졌다. 후방에서의 침투 패스와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리는 측면 침투에 지속적으로 무너졌다. 전반 6분 신진호의 돌파가 그랬다. 신진호는 신인답지 않은 강심장 돌파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영광의 노련미는 신진호의 패기를 눌렀다. 김영광은 신진호가 완벽한 기회를 잡았지만 당황할 수 있게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나와 각도를 줄였다. 결국 신진호의 슈팅은 김영광에 막혔고, 2차 슈팅도 김영상의 태클에 의해 저지됐다.
김영광의 눈부신 활약은 다음에도 이어졌다. 전반 13분 신진호가 또 다시 완벽한 기회를 잡아 침투하자 저지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저질렀다. 골키퍼로서는 아쉬운 실수였다. 하지만 김영광은 자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페널티 키커로 나선 노병준의 슈팅을 완벽하게 읽고 막아낸 것. 김호곤 울산 감독은 "페널티 킥을 막아낸 것이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게 됐다"며 김영광의 선방을 칭찬했다.
김영광이 울산의 패배를 지켜낸 건 매번 있는 일이다. 24일 서울 원정서도 상대의 계속되는 공격을 막아냈다. 특히 후반 종료 직전 내준 프리킥 상황에서 서울의 계획된 움직임에 속지 않고 골대를 지켜냈다. 당시 서울은 약속된 플레이로 하대성이 김영광과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에 실패, 땅을 치며 아쉬워 했다. 그만큼 김영광의 선방은 대단했다.
지난 2003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데뷔한 김영광은 10시즌 동안 254경기에 나서서 258실점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7년 울산으로 이적한 후에는 176경기서 174실점으로 골대를 지켜내며 울산의 든든한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13경기 출전에 11실점을 내줘 경기당 평균 0점대 실점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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