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상주 상무) 감독이 먼저 다가섰다. 2009년 모든 이의 우려를 무릎쓰고 영입한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용서했다. 그저 후배로서 그를 바라 볼 뿐이다.
2002 월드컵 10주년 기념식이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조중연 회장 그리고 2002 한일 월드컵서 축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과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올스타전에 출전할 팀 2002, 팀 2012 선수들이 참석했다.
히딩크 감독이 약 20분간 지각한 가운데 열린 행사서는 반가운 얼굴들이 자리했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서 자신의 존재감을 세우기도 했던 '풍운아' 이천수(무적)도 현장에 자리했다.

이천수의 방문은 뜻밖의 상황. K리그서 임의탈퇴 신분인 그는 올스타전에 나설 수 없다. 따라서 참석이 예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 10주년 행사를 위해 참석한 그는 축구계 인사들과 담소를 나누며 당시의 기억을 되살렸다.
그를 만나 인사를 건넨 정몽준 명예회장은 옆에 있던 김주성 사무총장에게 "자네가 (이천수에게) 힘을 실어줘. 좀 도와줬으면 좋겠네"라고 말했다.
이어 이천수는 전남에서 마지막 기회를 줬던 박항서 감독과 만났다. 꾸벅 인사를 한 이천수에게 박항서 감독은 환한 미소로 인사를 대신했다. 또 박 감독의 주변의 취재진에게 사진 포즈를 취하면서 모두 오해가 풀렸음을 직접 나타냈다.
박 감독은 2009년 여론이 좋지 않던 이천수를 반대를 무릅쓰고 직접 영입했다. 공을 많이 들인 만큼 이천수의 배신에 마음의 상처는 컸다. 처음에는 원망도 했다. 자신의 선택을 몇 번 되물으며 괴로워했다.
그러나 일단 박 감독은 이천수를 모두 용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직접적으로 이천수와의 사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초라해진 이천수를 위해 박 감독 본인이 직접 용기를 내면서 용서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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