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5일만의 승리. 오릭스 버팔로스 좌완 투수 이가와 게이(33)가 거둔 6년만의 승리는 일본에서도 화제였다. 일본 언론은 이날 이가와의 승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가와는 지난 11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104구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 역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며 선발승을 따냈다. 일본 복귀 첫 승이자 한신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2006년 10월16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 이후 2095일만의 감격적인 승리였다.
이가와의 승리는 메이저리그 실패를 딛고 일어선 재기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프로 데뷔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6승을 거두며 한신의 에이스로 활약한 이가와는 2007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5년간 총액 4600만 달러에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선발 13경기를 포함해 16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6.66. 데뷔 첫 해 2승을 올린후 승리가 없었다. 2009년부터는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렀다. 결국 지난 3월28일 한신 시절 함께 한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있는 오릭스와 계약하며 일본프로야구로 유턴했다.
복귀 4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된 이가와는 2003년 한신에서 센트럴리그 우승을 함께 한 '스승'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이 보는 앞에서 첫 승을 따냈다. 이날 경기 후 이가와는 "호시노 감독님으로부터 '미국에서 뭐했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는 게 보답이라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미국에서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일본에서 다시 결과를 내고 싶다. 지금은 오릭스의 우승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에 따르면 이가와는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다르빗슈 유(텍사스)의 경기도 보지 않을 만큼 메이저리그를 멀리 한다고. 미국에서 보낸 시간은 그에게 실패와 상처의 연속이었다.
이가와는 "기회를 주신 오카다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오카다 감독도 "축하한다"며 그의 부활 조짐에 반색했다. 오릭스는 에이스 가네코 치히로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 선발진에 구멍이 난 상태에서 이가와의 6년만의 승리와 부활 조짐은 최하위로 오릭스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가와가 이날처럼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2003년 20승과 MVP·사와무라상을 휩쓴 이가와를 바로 곁에서 지켜본 호시노 감독은 "예전이 더 좋았다"고 냉정히 평가했고, 마키다 아키히사도 "예전보다 볼이 빠르지 않다. 칠 수 없는 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좌완으로서 150km 이상 강속구 자랑한 이가와였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140km 안팎의 스피드를 보였다. 최고 구속은 143km. 대신 커브·슬라이더 등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주자가 없을 때에도 와인드업 없이 세트포지션으로 던지며 컨트롤을 잡는데 중점을 뒀다. 과연 이 같은 이가와의 스타일 변신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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