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좌충우돌이다.
프로 데뷔 후 포수로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 중인 LG 윤요섭(30)이 혹독한 적응기를 겪고 있다.
시즌 전 윤요섭은 포수 커리어의 마침표를 찍은 것 같았다. 지난 시즌 단 한 차례도 1군에서 포수를 보지 않았고 1차 괌 전지훈련에선 포수조에 속했지만 2차 오키나와 전지훈련부터는 1루수 연습을 병행, 1루수 포지션 전환을 목전에 뒀다. 그리고는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넘게 포수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하지만 윤요섭은 김기태 감독과 면담을 통해 포수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고 이후 경기 중후반에 포수로 투입되다가 최근에는 꾸준히 선발 포수로 나오고 있다.

원하던 바를 이뤘지만 선발 포수란 자리는 생각 이상으로 험난했다. 윤요섭은 기본적인 포구부터 시작해서 블로킹, 투수리드, 1루 송구, 타구 대처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포구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블로킹에 애를 먹자 함께 호흡을 맞추는 투수 입장에선 바운드성 변화구를 던지기 두렵고 투구 패턴을 단순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투수를 리드하지만 그만큼 상대로부터 많은 안타를 내주고 만다. 투구 패턴의 변화를 주는 타이밍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으며 번트 타구나 뜬 공에 대한 대처도 늦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윤요섭은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했다. 선발투수 김광삼과 주키치는 각각 결정구인 포크볼과 체인지업의 비중을 낮춘 채 6실점과 5실점으로 무너졌다. 기본적인 포구부터 흔들린 가운데 기록된 에러와 기록되지 않은 에러가 난무했다. 2경기 연속 번트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1루 악송구를 저질렀고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25일 경기에선 타격방해까지 범했다. 결과적으로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허용한 채 패배를 맛봤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다. 윤요섭이 1군에서 주전포수로 나온 경기는 겨우 4번에 불과하다. 2008년 신고선수로 SK에 입단한 윤요섭은 2009시즌 세 차례 주전포수로 출장했고 LG로 트레이드되고 나서는 2010시즌 딱 한 번 경기 시작부터 포수마스크를 썼다. 프로무대에서 윤요섭은 초보포수일 수 밖에 없다. 윤요섭 스스로도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투수리드에 있어서는 자신이 투수를 이끌기 보다는 투수의 입맛에 맞춰 공을 받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팀 입장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면 서른 살의 경험 없는 포수를 지금부터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LG 포수진이 무주공산이라고 해도 이미 포수기량에선 김태군이 윤요섭보다 한 수 위고 조윤준과 유강남 같은 20대 초중반 신예포수들도 있다. 그렇지만 윤요섭은 정상급 타격 능력을 지니고 있고 타격에 있어선 팀 내 어느 포수도 윤요섭을 따라오지 못한다. 25일까지 타율 3할2푼7리를 기록 중인 윤요섭은 올 시즌 15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 25일 경기에서도 수비에선 실수를 연발했지만 타석에선 멀티히트로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김기태 감독은 윤요섭의 선발 포수 출장에 대해 “분명 포수 능력에선 김태군이 위지만 일단 30경기 정도는 선발로 출장시켜볼 계획이다”며 윤요섭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뜻을 전했다. 이는 즉 윤요섭이 지닌 불안요소를 감수하면서도 차후 포수진 구성에 대한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요섭이 미래 LG 포수진에 주축이 될 수 있을지 LG의 전체의 리빌딩과 더불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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