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이 만들어 낸 경남의 '기적'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9.02 07: 09

절실함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선수들의 연봉이나 기량 차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경남 FC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바탕으로 단단한 조직력을 형성, FA컵 결승 진출과 K리그 스플릿 제도 상위 그룹 진출이라는 기적을 연출했다.
최진한 감독이 지휘하는 경남 FC는 지난 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2012 FA컵' 울산 현대와 준결승전서 김인한과 까이끼, 윤일록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FA컵 결승전에 진출한 경남은 2008년에 이어 4년 만에 포항 스틸러스와 FA컵 우승컵을 놓고 맞붙게 됐다. 4년 전 경남은 포항에 패해 FA컵 준우승에 머무른 바 있다. 양 팀의 경기는 오는 10월 20일(혹은 21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다.

경남의 FA컵 결승 진출은 기적에 가깝다. 경기 직전 경남이 울산을 3-0으로 격파할 것이라 예상한 이가 몇이나 있을까. 경남의 승리 자체를 점치는 이가 적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울산에는 현 국가대표팀 선수만 4명이고 과거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을 합하면 한 손으로 셀 수가 없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기 때문. 이뿐만이 아니다. 경남은 최근 K리그서 시행된 스플릿 제도에서도 8위를 기록해 상위 그룹에 포함됐다. 당초 경남의 상위 그룹 진출을 예상한 이도 드물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이 상대적 열세의 경남을 얕잡아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승리를 거둬 차후 있을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일정 관리를 언급했다. 경남에 비하면 여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반면 최 감독과 경남은 울산전 하나만을 바라보고 총력을 다했다. 경남 골키퍼 김병지는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생각하고 다음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할 정도였다.
단지 FA컵 우승 경험이 없다는 사실 하나때문은 아니었다. FA컵 우승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구단을 홍보해야 한다는 생각이 주를 이루었다. 최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간다면 구단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게 된다면 메인 스폰서를 얻는 데 많은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승을 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남에는 생존이 걸린 일이다. 경남의 가장 큰 스폰서였던 STX가 경기 악화로 후원 규모를 줄이며 구단 운영이 힘들어지게 된 것. 경남으로서는 운영비를 절감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그럴 경우 구단의 성적이 곤두박질 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다. 최 감독은 아시아 무대를 누비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경우 스폰서의 후원 규모가 유지, 지금의 전력이라도 계속해서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최 감독은 "우리 구단의 메인 스폰서가 빨리 정상적으로 되어 구단을 잘 이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나의 소원이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두 팀이 강등된다"며 "다른 구단들이 우리 팀의 선수들을 영입해 갈 것이다. 프로인 만큼 돈을 많이 주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빨리 선수들과 재계약을 하는 것이다. 큰 돈은 주지 못하지만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을 최우선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운영을 했으면 한다"고 희망 사항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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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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