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야드에서는 그 어떤 팀보다도 강하다던 그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에서 상대의 자책골로 2-1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지난 2008년 FA컵 우승 이후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게 됐다. 포항은 예상을 깨고 울산을 원정서 3-0으로 격파한 경남FC와 오는 10월 20일 열리는 결승에서 격돌한다.

이로써 포항은 팀 역대 3번째 FA컵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역대 FA컵에서 3회 우승을 달성한 팀은 전북과 수원뿐이다. 이날 선제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황진성도 "팀 분위기가 워낙 좋다. 결승전은 스틸야드에서 하는 만큼 우리 경기만 잘 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에 차 있다.
결승에서 만나게 된 상대도 포항으로서는 반가운 경남이다. 포항은 2008년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결승에서 경남을 만나 황진성과 김재성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를 거뒀던 기억이 있다. 물론 황선홍 감독은 "낙관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변이 속출하는 단판 승부에서는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으나 이번에는 포항의 홈인 스틸야드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점이 다르다.
포항의 자신감의 원동력은 홈구장 스틸야드다. 한국 최초의 축구전용경기장으로 지어진 스틸야드는 처음부터 줄곧 포항과 함께 한 포항의 홈구장이자 정신적인 토대다. 한때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며 원조 '안방불패'를 자랑했던 포항은 요근래 몇 년 간 주춤했던 홈 승률을 다시금 끌어올리며 홈경기 승률이 60% 이상일 정도로 원정보다 홈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FA컵 준결승전이 열린 이날 2만 5000석 규모의 스틸야드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만 6114명의 관중이 자리를 메웠다. 열렬한 응원과 상대가 볼을 잡을 때마다 터져나오는 야유는 포항의 어깨를 든든하게 하는 지원군이다. 전통있는 구단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자신감까지 더해져 스틸야드는 이름만큼이나 단단한 철옹성의 이미지로 새로이 원정팀의 무덤으로 거듭나고 있다.
'원스타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3번을 뽑은 포항이 홈 개최권을 갖게 되면서 결승전은 자연히 스틸야드에서 열리게 됐다. 포항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그날은 아마 만원 관중이 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드러낸 황 감독의 말에는 포항과 팬들에 대한 자부심이 녹아있었다. 과연 포항이 스틸야드에서 만원 관중을 동원하며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아직 한참이나 남은 FA컵 결승전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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