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을 상회하는 빠른 볼과 움직임이 좋은 스플리터. 비록 필승 계투조는 아니었고 제구도 다소 불안했으나 상대 타선을 상대로 긴장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 두산 베어스 6년차 우완 김강률(24)의 연장 호투는 결코 의미 없지 않았다.
김강률은 1일 문학 SK전에 4-4로 맞선 9회말 변진수의 뒤를 이어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 2⅔이닝 동안 1피안타(고의볼넷 1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2회 마무리 스콧 프록터에게 바통을 넘기기 전까지 김강률은 충분히 좋은 투구를 펼치며 팀이 4-4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 공헌했다.
일산 장성중-경기고를 거쳐 2007년 두산에 2차 4라운드로 입단한 김강률은 두산과 함께 서울 신인 연고권을 갖고 있던 LG가 1차 지명자로도 검토했던 유망주다. 그러나 장성중 졸업 후 배명고로 진학했다가 경기고로 전학해 ‘전학생은 1차 지명자가 될 수 없다’라는 전학생 규정에 의해 1차 지명자로 발탁될 수 없었고 3학년 시절 투구 밸런스 붕괴까지 겹치며 4라운드까지 밀려났던 김강률이다.

2군에서 김강률은 이미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 투수다. 2년차였던 2008시즌 2군 북부리그 평균자책점 1위(2.74)를 기록하기도 했고 상무 입대 후에도 선발-마무리를 오가며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제구력은 아쉬웠으나 투구 밸런스가 좋을 때는 최고 153km의 직구를 거침없이 던지는 파이어볼러 유망주가 바로 김강률이었다.
지난해 19경기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91로 가능성을 비췄던 김강률은 올 시즌 팀 내 기대 속에 시즌을 준비했으나 제 투구 밸런스가 나오지 않아 고전하기도 했다. 의도적으로 팔 각도를 높이려다 중심 이동 투구가 되지 않았고 스플리터의 제구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따. 특히 주자가 2,3루에 있을 때는 스플리터로 인해 폭투가 나와 필승 계투로 중용되지 못했다.
8월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4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비춘 김강률은 9월 첫 경기에서도 최고 151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SK 타선을 막아냈다. 33개의 공을 던지면서 볼이 다소 많았다는 것이 아쉬웠으나 결정적인 순간 몰리는 공이 나와도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릴 정도로 볼 끝에 힘이 확실했다.
두산은 김강률의 지명 당시 ‘미래의 마무리감’이라는 기대를 갖고 그의 향후 가치를 높게 샀다. 아직 필승 계투진에서 홀드나 세이브를 쌓고 있지는 않지만 김강률은 SK전 호투를 통해 자신도 분명 1군에서 위력을 떨칠 수 있는 투수라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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