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비아빠' 이승현, "나는 행복한 사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9.05 08: 44

지난해 11월 5일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은 녹색물결이 넘쳤다. 전북 현대와 알 사드(카타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면서 전북을 응원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 이날 전주성은 전북 구단 최초로 만원 관중을 유치했다.
알 사드의 침대축구에 고전하던 전북은 후반 25분 이동국과 함께 '스피드 레이서' 이승현(27)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침대축구'를 통해 전북의 속을 태우며 시간 보내기에 여념없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전북은 기적을 일으켰다. 녹색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 공격을 외치던 상황서 에닝요가 올린 코너킥을 골문 오른쪽에 있던 이승현이 헤딩 슈팅했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이승현은 자신의 이름을 축구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완벽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부산에서 이적 후 완전히 자리잡은 이승현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전북의 특급 조커로 변신했다.

이승현은 스피드 레이서란 별명답게 빠른발로 지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조커로 투입된 그는 자신의 강력한 무기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힌다. 또 킬러본능까지 뽐내면서 '닥공(닥치고 공격)2'의 활력소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그는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집사람을 꼽았다. 지난해 12월 다섯살 연하 박지은(22)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이승현은 집사람에 대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운동선수의 아내로서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것.
영암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그는 "교회에서 반주하는 모습을 보고 반해 만나게 됐다. 어린 나이지만 마음 씀씀이가 남달라서 청혼했고 결혼하게 됐다"면서 "너무 행복하다. 고향인 부산을 떠나 타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집사람을 위해서라도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신 7개월째인 박 씨는 남편을 위해 여전히 전주에 머물고 있다. 이승현이 친정으로 가서 편하게 지내라고 해도 내조를 위해 가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승현은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노력이 탄탄한 전북의 공격진에서 자신의 위치를 분명하게 하고 있다.
이승현은 "모든 운동선수 부인이 그렇겠지만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 모든 환경을 만들어 준다. 내가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할 뿐이다. 집사람과 올해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조커로 투입되는 이승현은 전혀 불만을 갖지 않았다. 그는 "이흥실 감독님과도 대화를 통해서 내 역할에 대해 설명 받았다. 감독님께서는 내가 교체되어 들어가더라도 항상 스타팅 선수라고 생각하고 계신다. 내가 가진 장점을 가장 적절하게 이용하기 위해 찾은 방법이라고 설명하셨다"면서 "물론 풀타임 출전해도 좋겠지만 전북이라는 팀에서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는 것도 행복하다. 집사람과 아이 그리고 나의 행복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승현은 올 시즌을 마치고 군에 입대해야 한다.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미룰 생각이 없다. 전북이 올 시즌 다시 우승을 차지하고 기쁜 마음으로 군입대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승현은 "마지막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쁜 마음으로 갈 것이다. 따라서 꼭 우승을 해야 한다. 부산에 있을 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전북에서 많이 느끼고 있다. 꼭 그 기쁨을 갖고서 군대에 가고 싶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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