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 발탁될 정도의 선수라면 기량 차이는 종이 한 장 정도다".
비보가 전해졌다. 런던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팀을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로 이끌었던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다. 최근 경기서 상대팀 선수의 태클로 부상을 당한 구자철은 오른쪽 발목 인대가 손상돼 수술을 하거나 재활을 하게 됐다. 복귀까지 걸리는 시간은 수술의 경우 3개월, 재활은 2개월 정도다.
A대표팀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오는 11일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이 열리기 때문. 이미 구자철을 포함해 23명의 선수를 소집, 모든 계획을 짜놓았던 A대표팀에게 구자철의 부상은 계획의 틀어짐을 가져오게 됐다. 특히 이번 우즈베키스탄 원정은 비자 문제로 대체 선수를 발탁할 수 없게 됐고, 다음달 16일 있을 이란과 원정경기에도 구자철을 소집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의연했다. 지난 4일 인천공항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 최 감독은 출국 직전 가진 인터뷰서 "(구자철의 부상 소식이) 비보는 아닌데..."라며 "아쉽기는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능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전술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최 감독의 이런 모습은 평소와 같다. 선수 한 명의 부상이 대표팀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올해 초 기성용이 허벅지 부상을 당해 A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할 적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평소 자주 말하던 "대표팀에 발탁될 정도의 선수라면 기량 차이는 종이 한 장 정도다"와 맥을 같이 한다. 리그의 한 클럽이라면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흔들릴 수 있지만,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 놓은 대표팀이라면 얼마든지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현재 대표팀의 해외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생각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지난달 잠비아와 친선경기를 K리그 선수로만 구성해 치른 바 있다. 당시 경기로 최 감독은 K리그의 옥석을 가렸다. 구자철의 부상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때 크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대체 자원을 뽑을 수 있도록 한 것. 최 감독의 머릿속에는 이미 다음달 이란전에 뽑을 구자철의 대체 자원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결국 구자철의 부상에도 최 감독이 개의치 않는 것은 현재 대표팀에 모인 선수들에 대한 신뢰다. 자신이 발탁한 선수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과 얼마든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기에 가능하다. 최 감독은 구자철을 대신해 이근호를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을 살며시 드러냈다. 이근호에 대한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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