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가 사랑한 김기덕 감독, 이제 '국내'만 남았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9.09 08: 52

역시 해외가 사랑한 감독이었다. 다수의 해외 영화제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는 김기덕 감독은 결국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감독들이 해내지 못했던 최고 영예의 상,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제 김기덕 감독에게 남은 것은 국내 뿐이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오후 7시에 열린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자신의 열여덟번째 영화 '피에타'로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Leone d'Ore)를 수상했다. 이로써 '피에타'는 한국영화로서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첫 영화로 기록됐다.
이번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통해 '해외가 사랑하는 김기덕'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 번 입증한 김기덕 감독은 이제 해외와 국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만을 남겨 놓고 있다.

사실 해외에서 김기덕 감독의 명성은 실로 대단하다. 지난 2001년 제 19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영화 '섬'으로 금까마귀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은 그 후 '나쁜 남자'로 제 35회 시체스영화제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최우수 작품상 수상, '사마리아'로 제 5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감독상), '아리랑'으로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오르는 등 셀 수 없을 만큼의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김기덕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매니아들도 해외 곳곳에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 역시 "외국에 나가면 프랑스 시내를 나가도 하루에 몇 명이 사인을 받기도 한다. 한국보다 많다"며 "기차를 탔는데 김기덕 감독을 아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그냥 웃었던 일화도 있다. 나에겐 정말 고마운 일이다"라고 해외에서의 인기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처럼 해외에서 잘나가는 김기덕 감독은 아이러닉하게도 국내에선 번번히 흥행에 쓴 맛을 봐야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서 은곰상을 수상한 '사마리아'는 전국 관객 약 4만 5천 명(KOBIS 기준)을 동원하는데 그쳤고 '빈 집' 역시 7만 명 관객 동원에 만족해야 했다.
그 자신도 이러한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 달 19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본당에서 열린 '피에타' 제작보고회에서 "내 영화들이 프랑스나 미국 등에서 스코어가 몇 배로 높은 것은 외국에는 내 영화가 예술영화가 아니라 상업영화로 개봉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국내에 비해 해외 흥행 성적이 더 좋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빈집'으로 베니스 감독상을 탔을때 감독상도 탔지만 젊은 학생들이 주는 그랑프리상도 받았다. 그것이 이태리의 동아리에서 보고 학생들이 상을 주는 것이었다"면서 "이태리의 고등학생도 이해하는 영화를 왜 한국인은 이해 못할까 생각한 적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의 상을 모두 휩쓰는 것 역시 김기덕 감독에게 남은 과제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김기덕 감독이 국내 흥행적인 면에서 자리매김을 하는 것 역시 그에게 남은 숙제일 수 있다. 과연 이러한 숙제가 이번 '피에타'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피에타'는 지난 6일 국내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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