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찬 듀오’, 새로운 두산 선발진 자양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12 10: 40

일주일 동안 두 번의 완봉승이 나왔다. 그것도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한 20대 젊은 투수들이 이뤄낸 결과인 만큼 단순한 현재만이 아닌 미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의미있는 승리다. 두산 베어스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떠오른 노경은(28)-이용찬(23) ‘은찬 듀오’가 이제는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보이며 확실히 자리 잡았다.
이용찬은 11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9이닝 동안 4피안타(탈삼진 11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가장 뛰어난 선발 등판 기록과 함께 생애 첫 완봉승 기염을 토했다. 데뷔 첫 한 시즌 10승의 기쁨을 데뷔 첫 완봉승과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최다 이닝 소화로 만끽한 이용찬이다. 이에 앞서 노경은은 지난 6일 잠실 넥센전에서 선발 9이닝 동안 5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포효했다.
지난해 5월부터 팀 선발진에 가세한 뒤 올 시즌이 사실상 풀타임 선발로서 첫 시즌인 이용찬은 10승 9패 평균자책점 2.88(5위, 12일 현재)로 다승 공동 1위 장원삼(삼성, 14승)과 함께 국내 선발 투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 6월 갑작스레 계투에서 선발로 보직 변경한 노경은은 8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3.12(6위)를 기록 중이다. 선발 투수로서 기본 덕목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이용찬이 15번, 노경은이 11번이나 성공했다.

지난 수 년간 두산 선발진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인 투수는 다니엘 리오스, 맷 랜들, 켈빈 히메네스(라쿠텐), 더스틴 니퍼트 등 외국인 투수와 투수진 맏형 김선우 정도였다. 그 외 젊은 투수들도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해 기회를 얻기도 했으나 완투, 완봉까지 올리는 모습을 보이며 계투진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유망주는 거의 없었다. 전임 김경문 감독의 야구가 계투 위주로 흘러갔던 데는 젊은 선발 투수가 에이스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점도 있었다.
이는 지난해까지 팀에서도 우려했던 부분이다. 김경문 감독도 두산 감독직에서 물러나기 직전 “좀 더 일찍 젊은 유망주들에게 시간을 주고 선발로 자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면”이라며 회한의 한 마디를 던졌다. 김선우도 지난해 16승을 거두던 과정에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했던 바 있다.
“사람인만큼 나이가 들면서 구위 저하와 체력 문제를 겪게 마련이다. 내가 향후 10년 간 이 팀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킬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젊은 후배가 선발진의 간판이 되고 나는 그들을 도우면서 선수생활을 장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우리 팀이 훗날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김진욱 감독도 취임 당시 “젊은 선발 에이스를 키워 훗날 흔들림 없이 버티는 팀을 만들고 싶다”라는 목표를 세웠다.
과정은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두산은 노경은과 이용찬을 발굴했다. 넥센 퓨처스팀 감독직 대신 두산에서 새로운 도전을 택한 정명원 코치는 노경은과 이용찬을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감싸주며 포크볼을 전수하기도 했고 둘은 이 신무기를 자기 것으로 확실하게 익히며 선발진의 기둥이 되었다.
둘은 두산이 각각 2003년, 2007년 1차 지명으로 선택한 서울 지역 최고 유망주들이었다. 그만큼 기대치도 컸고 가진 재능이 많은 투수들이다.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간도 차이가 있고 스타일도 오묘하게 다르지만 당해년도 최대어의 DNA를 지니고 있는 ‘은찬 듀오’. 이들은 두산 투수진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확실한 자양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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