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 스스로도 자기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자 책임진 이닝을 잘 소화할 수 있는 것이고. 선발진이 강해진 데 대한 공은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70회로 독보적인 1위다. 대체로 선발 투수에게 많은 이닝을 책임지게 하다보니 밀리는 경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으나 당장 올해만이 아닌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래 선발진 기둥들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 중인 선수들을 모두 칭찬했다.
김 감독은 지난 13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12일 7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둔 노경은(28)과 11일 사직 롯데전 완봉승을 거둔 이용찬(23)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경은과 이용찬은 각각 1주일의 시차를 두고 완봉승을 거두며 두산 선발진의 미래를 밝혔다. 계투에서 선발로 보직 이동한 노경은은 9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94(6위, 14일 현재)를 기록 중이며 이용찬은 10승 9패 평균자책점 2.88(5위)로 2선발까지 격상되었다.

"가장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은 두 선수가 스스로 경기 위기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용찬이도 롯데전 9회 2사 만루에서 자기 공을 던지며 홍성흔을 아웃처리했고 경기 초반 제구가 되지 않던 노경은은 시간이 갈수록 힘 조절을 잘 하면서 7회 투구수 110개가 넘어서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진 전체로 보면 두산은 8개 구단 중 가장 변화가 덜한 상태에서 로테이션을 운용 중인 팀이다. 더스틴 니퍼트-김선우-이용찬-임태훈-김승회로 개막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던 두산은 4월 한 달간 3승 무패로 에이스 노릇을 하던 임태훈이 팔꿈치 부상으로 낙마, 노경은과 로테이션을 교대했을 뿐 대체로 완만한 로테이션 운용을 보여줬다. 11승을 거둔 니퍼트는 170이닝을 소화하며 전체 투수 중 2위에 올라있다. 이닝 이터 능력은 확실한 니퍼트다.
초반 슬럼프와 후반 불운으로 인해 5승에 그치고 있는 김선우도 로테이션 한 번 거르는 일 없이 152⅓이닝을 소화했다. 노경은과 이용찬은 어느새 두산 선발진의 최대 수확물이 되었다. 최근 경기 일정이 들쑥날쑥해 좀처럼 선발 등판 일정을 못 잡고 있는 5선발 김승회도 21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4.49에 100⅓이닝 퀄리티스타트 9회로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두산 5선발 모두 큰 부상 없이 제 몫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 감독도 여간해서는 선발 투수를 빨리 빼는 스타일이 아니다. 올 시즌 들어 두산이 선발 투수를 3회 이전 조기 강판시킨 예는 5월 15일 한화전에 임시선발로 나섰다가 1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던 서동환이나 8월 19일 삼성전에서 2⅔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던 이용찬의 예 정도 밖에 없다. 초반 실점이 어느 정도 있어도 되도록 5회까지 끌고 가는 전략을 택했고 선발 싸움에서 초반부터 밀리는 경기 자체가 별로 없었다. 정명원 코치가 선수들에게 포크볼을 전수하면서 선발 유망주들의 구종 선택 폭이 커진 것도 대단한 효과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가장 공로를 평가받아야 할 이는 바로 선수들 본인"이라며 선발 투수들을 두루 칭찬했다. 예년에 비해 이닝 소화가 많아지면 팔꿈치나 어깨에도 무리가 가게 마련. 선수들 스스로가 그 과부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몸 관리를 잘 하고 있어 팀 퀄리티스타트 1위라는 결과물도 따라오고 있음을 주목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자기 관리를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프로 선수들이지 않은가. 그만큼 몸이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등판이 없는 날 자기 관리를 충실히 해냈고 그 덕분에 선수들의 소화 이닝도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공로를 평가받아야 하는 이는 바로 선수들 자신이다". 김 감독은 두산의 '선발 야구' 주역은 바로 선수들이라며 다시 한 번 구성원들에게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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