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힐랄, VVIP 울산 원정에 사우디 대사관까지 '난리'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9.20 07: 37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축구단 알 힐랄의 울산 원정에 사우디 대사관까지 난리가 났다.
알 힐랄은 지난 15일 전세기를 이용해 김해공항으로 입국했다. 19일에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울산 현대와 원정경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입국한 만큼 알 힐랄의 울산 원정은 순조로운 듯 했다.
하지만 첫 걸음부터 꼬였다. 주한 사우디 대사관에 미리 공문을 보내 협조요청을 했음에도 대사관 직원이 김해공항으로 마중 나오지 않았던 것. 결국 한국어에 능통한 관계자가 없는 알 힐랄은 유병수를 대타로 내세워 입국 수속을 비롯해 짐을 찾는 모든 과정을 진행하도록 했다.

문제는 화가 단단히 난 인물이 있었다는 것. 알 힐랄의 구단주이자 현 사우디 국왕의 7번째 아들인 압둘라흐만 빈 무사드 빈 압둘 아지즈 왕자였다. 알 힐랄의 울산 원정에 함께한 알둘라흐만 왕자는 입국장에 들어섰음에도 대사관 직원이 보이지 않자 노발대발 했다.
압둘라흐만 왕자는 알 힐랄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해 주한 사우디 대사관을 비판하고 나섰고, 이에 사우디 언론까지 나서서 압둘라흐만 왕자의 발언을 지지했다. 왕자가 이런 대접을 받는 상황에서 사우디 국민들이 어떤 대접을 받겠냐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결국 주한 사우디 대사가 직접 나서서 압둘라흐만 왕자에게 사과를 했고, 대사관 직원 한 명이 태풍이 북상하는 와중에도 울산까지 내려와 압둘라흐만 왕자를 의전하게 됐다.
압둘라흐만 왕자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홈팀 울산에서 제공하기로 한 세단 차량에 딴지를 건 것. 울산은 에쿠스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압둘라흐만 왕자는 벤츠를 원했다. 하지만 울산에서 벤츠를 급하게 구할 방법이 없었다. 렌트를 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압둘라흐만 왕자는 끝까지 고집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사우디 대사관의 외교관용 벤츠를 이용하게 됐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압둘라흐만 왕자는 다른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들과 다르게 그라운드서 경기 보기를 원했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상 선수단에 등록되지 않은 인원은 불가능했다. 이에 알 힐랄은 벤치 명단 중 코치 한 명을 제외시키고 압둘라흐만 왕자를 벤치 명단에 등록하는 꼼수를 발휘했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구단주와 같은 VVIP가 벤치에 앉는 경우는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알 힐랄이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알 힐랄은 벤치에 앉을 수 있는 18명 중 코치를 제외시키고 압둘라흐만 왕자를 등록했다. 알 힐랄의 선택인 만큼 뭐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많은 일을 벌인 압둘라흐만 왕자이지만 웃을 일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전세기를 띄우고 사우디 대사관까지 덜덜 떨게 한 그였지만, 경기 내용 만큼은 직접 관여할 수 없었던 것. 알 힐랄은 압둘라흐만 왕자가 벤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울산에 0-1로 패배, 압둘라흐만 왕자의 시선을 외면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압둘라흐만 빈 무사드 빈 압둘 아지즈 왕자 / 울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