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의 음악은 거꾸로 흐른다[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2.09.20 17: 17

나얼의 이름 앞에는 항상 ‘소울’이 붙는다. 그는 브라운아이즈에서 브라운아이드소울로 이어지는 긴 시간 동안 흑인 음악 뮤지션으로 유명세를 떨쳤고 특별한 방송 활동 없이도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늘 존재했다.
그런 그가 데뷔 13년만에 첫 정규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프린시플 오브 마이 소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앨범은 힐링이 담긴 따뜻한 음반이다. 나얼은 독특하게도 해당 솔로 앨범을 릴 테이프에 담아냈다. 릴 테이프는 아날로그 콘솔을 사용해서 믹싱하는 과거의 녹음 방식이다. 이 역시 따뜻한 소리를 만들기 위한 그의 아이디어 였다.
나얼은 해당 앨범을 통해 시계를 과거로 돌려 놓았다. 나얼의 어린 시절인 1970~80년대보다 훨씬 이전인 1960~70년대 유행했던 필라델피아의 감성을 담아낸 팔세토,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가스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나얼의 소울 가득한 음색이 더해졌으니 듣기만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최근 나얼은 서울 신사동 모처에서 첫 솔로 정규 앨범 발매 기념 기자회견을 가지고 기자들을 만났다. 13년 만에 처음 이런 자리를 갖는다는 그는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음악 이야기를 시작하니 그는 담담하고 조리있게 자신의 생각을 읊어나갔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일문 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솔로 앨범이 늦었다. 어떤 감정으로 만든 것인지?
"처음에 음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중창단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한번도 솔로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는데 멤버들이 때마침 솔로 앨범을 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이 때라고 생각했어요. 릴 테이프로 녹음을 한 것은 제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듣는 음악들이 60년대 음악들인데 그런 음악들을 시도해보고 싶었어요. 나 역시 음악을 리스너부터 시작했으니까요. 따뜻한 소리를 내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녹음 방식을 바꿨는데 제가 원하는 소리가 나왔어요. 일종의 도전이었는데 정말 만족합니다."
-그룹 때와는 많이 다를 것 같다. 솔로로서 나얼에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제가 해온 것들이 보컬 그룹이잖아요. 보컬 그룹의 특징은 화음인데 솔로로 할 때는 화음이 안되니까 그런 부분이 다르죠. 하지만 제 앨범을 들어보면 많이 다르지는 않아요. 솔로로 활동해서 좋지 않은 점은 있어요.외로워요. 하하. 편한점도 있죠. 혼자 하니까 음악을 제 마음대로 할 수 있거든요."
 
-나얼에게 옛 감성의 음악은 뭔가
"사춘기 시절의 음악은 8~90년대 음악인데 음악을 하면서 제 귀가 점점 거꾸로 가더라고요. 취향이 거꾸로 가니까 자연스럽게 6~70년대 음악을 좋아하게 됐어요. 뿌리를 찾자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날의 음악 역시 뿌리의 영향을 받은 거니까요. 그래서 자연히 저도 뿌리를 찾아 가게 됐고 그 과정에 있어서 과거의 따뜻한 노래의 매력을 알게 됐죠."
-요즘 아이돌에게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한국에 있는 아이돌보다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제가 원했던 소리를 찾으려 했을 뿐이고 그 소리가 따뜻한 소리고 그걸 들려주고 싶을 뿐이거든요. 사람들은 몰라요. 제가 몰랐었던 것처럼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앨범을 통해 알려주고 싶었어요. 힐링이 이번 앨범 콘셉트인데, 사실 사람의 치유는 사람이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제 이름이 나얼인데 풀이하면 '내정신'이거든요. 이번 앨범을 만들게 된 것이 어쩌면 운명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대중과의 접점이 나얼에겐 음악뿐이다. 아쉽지는 않은지
"결론부터 말하면 월드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인지도는 관심이 전혀 없어요. 그냥 제일 첫번째 목적은 내 자신에게 떳떳한 음악을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저를 사랑해주니까 그냥 감사할 뿐이죠. 저는 리스너였으니까 대중 앞에 서기 보다는 음악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요."
-나얼은 좋은 음악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히트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 같다.
"'벌써일년'이 대표적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었을 뿐인데 히트 음악이 된 사례예요. 그 때 전혀 기대 안했거든요. 건이형이랑 재미있게 작업 한 것 뿐인데. 그게 바로 좋은 음악인 것 같아요. 히트 음악이 꼭 좋은 음악이 아닐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이 자기 뜻대로 안 살아지잖아요. 아무 생각 안하고 만들었는데 히트가되기도 하니까 그냥 진실되게음악하는게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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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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