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원한다면 700경기 때 빨간색 꽁지머리를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다".
김병지(42, 경남)는 웃었다. K리그 최초 통산 600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운 '철인'은 전설이라는 이름표에 만족하기보다 여전히 앞을 바라보고 더 뛰기를 바랐다. 다음 목표는 700경기 출장이다.
경남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5라운드 서울전서 0-1로 아쉽게 패했다. 김병지의 대기록이 수립되는 날이니만큼 꼭 이기고 싶었던 경기였지만 전반 30분 서울에 내준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병지는 "600이라는 숫자는 경기를 뛰면서 자연스레 채워지기 마련이다. 600경기이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항상 이겨야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패배가 아쉽다"고 경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500경기를 달성한 것이 2010년도 마지막 경기였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그것만 보고 달리는데 3년 동안 이뤄낸 100경기가 너무나 소중하다"고 600경기 출장의 소감을 밝힌 김병지는 "보여지는 숫자만큼이나 보이지 않은 노력을 많이 했다"며 '절제'와 '자기관리'가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음을 강조했다.
김병지의 철저한 자기관리는 유명하다. 20대에 프로에 데뷔해 어느덧 40대까지 뛰면서 K리그 대표 수문장으로 그를 있게한 원동력은 자기관리다. 김병지는 이에 대해 "20대에는 운동만 했고 30대에는 경험으로 버텼다. 40대에는 그런 것을 다 아울러야 된다"며 "20대에는 모든 것이 경쟁력이었지만 40대에는 자신에게 남은 경쟁력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것들을 다 끄집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이 몸을 잘 물려주신 덕분"이라고 농담을 덧붙인 김병지는 이제까지처럼 꾸준한 자기관리로 700경기의 벽에 도전할 생각이다. "700경기 출장을 마음 속에 새겼다. 앞으로 목표한 100경기가 더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고 전한 김병지는 "700경기를 뛰는 그 날이 아마 은퇴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담담한 어조로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냈다.
'공약'도 내걸었다. "팬들이 원한다면 700경기 때 꽁지머리를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다. 색깔은 빨간색이다. 아이들도 원하고 팬들이 원하기 때문에 빨간색 꽁지머리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한 김병지의 또다른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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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