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두산-롯데, '가을 기적 재현' 나선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08 06: 29

한국 프로야구는 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데 유리한 구조다. 지난 30년간 치러진 29번의 한국시리즈(1985년 삼성 통합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생략) 가운데 21번 리그 우승팀(전후기 시절은 통합 승률 기준)이 한국시리즈 우승기를 들었다. 확률로 보면 72.4%다.
범위를 단일리그로 치러진 1989년 이후로 좁히면 그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양대리그로 나눠 열렸던 두 해를 빼면 23번의 한국시리즈에서 20번 리그 1위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 87%의 확률을 보였다. 또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최종 우승을 차지한 건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단 2번 뿐, 6.7%의 확률이었다.
그 좁은 문을 통과해 기적과 같은 우승을 일궜던 게 바로 이번에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칠 두산과 롯데다. 마지막 우승이었던 1992년, 롯데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차근차근 치러 우승까지 차지한다. 당시 롯데는 선두 빙그레(현 한화)에 11경기 뒤진 3위로 시즌을 마쳐 4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를 벌여 2승으로 간단히 제압했다.

이어 난적 해태(현 KIA)를 상대로 롯데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혈전을 벌였다. 에이스 염종석의 호투를 앞세운 롯데는 선동렬이 어깨 부상으로 빠졌던 해태와 난타전을 벌여 최종 승자가 됐다. 리그 우승을 하고 여유 있게 기다리고 있던 빙그레를 상대로 롯데는 투혼을 보여줘 4승 1패라는 일방적인 성적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한다. 이것이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두산은 2001년 롯데와 같은 경험을 한다. 리그 우승 삼성에 13.5경기 뒤진 3위였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2승으로,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3승 1패로 제압하고 한국시리즈에 오른다. 당시 삼성은 갈베스-임창용으로 이어지는 마운드에 이승엽을 필두로 한 타선을 앞세워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던 최강 팀.
하지만 두산은 10점을 허용하면 11점을 따내는 화끈한 타격쇼를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한다. 1차전을 내준 두산은 2차전에서 장원진의 쐐기포로 승리를 거두더니 3차전 11-9, 4차전 18-11로 이겨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시킨다. 특히 4차전은 2회까지 2-8로 뒤졌으나 3회 무려 12득점에 성공,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득점 기록을 세운다. 결국 이 해 두산은 삼성을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누르고 역대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다. 이것 역시 두산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01년 이후 한국 프로야구는 10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기에 체력적으로 유리하며, 철저한 전력분석이 더해져 하위팀의 반란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래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7일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팀을 두고 '미라클'이라고 하지 않나. 올해 기적을 재현해보고 싶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 양승호 감독 역시 "9월 이후 워낙 어려운 경기를 해서 이제는 큰 부담이 없다.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이제는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이 우승까지 가는 게 기적에 가깝게 됐다. 그만큼 두산과 롯데는 어려운 싸움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기적을 보여준 적이 있다. 2012년 가을, 또 다른 전설이 시작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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