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0이 될 것인가.
두산과 롯데의 2012 준플레이오프가 흥미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잠실 1~2차전에 롯데가 2연승을 거두며 싱겁게 끝나는가 싶었지만, 부산 3차전에서 두산이 반격의 1승을 올렸다. 전반적인 시리즈 흐름이 2010년을 연상시키고 있다. 2010년 당시 3위였던 두산은 롯데에 1~2차전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3~5차전을 내리 따내며 3승2패 역스윕에 성공했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반복될 조짐을 보이는 요소들이 보인다.
▲ 조성환의 본헤드 플레이에서 시작

2010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 2연승의 롯데는 홈으로 돌아오자마자 1회 첫 공격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무사 2·3루에서 조성환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두산 선발 홍상삼을 조기에 무너뜨릴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조성환이 이대호 타석에 2루에서 그만 견제사에 걸렸고, 롯데의 활화산 같은 기세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롯데는 기선제압의 기회를 놓쳤고 결국 5-6으로 역전패하며 두산에 반격의 기회를 내주고 말았다.
올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1회초에 3실점하며 기세를 내줬지만 1회말 곧바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박종윤이 두산 선발 이용찬을 상대로 우측 라이너 타구를 날렸으나 야수 정면. 이때 이미 홈으로 들어오려다 3루로 돌아간 조성환은 다시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었다. 3루에서 홈으로 이미 3분의 1 지점까지 넘어간 상태에서 다시 홈으로 들어갔기에 추진력을 잃었다. 두산 우익수 임재철의 송구에 걸려 홈에서 아웃됐고, 롯데의 반격 흐름도 멈췄다. 조성환의 본헤드 플레이는 2년 전 3차전을 넘어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바꿨다.
▲ 오재원의 그림 같은 환상의 수비
3차전을 마친 후 롯데 양승호 감독은 "두산의 수비 2개가 결정적이었다. 4회 견제사와 3회 오재원의 더블플레이 수비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배워야 할 정도였다. 우리팀 패배의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롯데가 2-3으로 뒤진 3회 1사 1루에서 박종윤의 잘 맞은 타구가 두산 2루수 오재원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와 토스에 걸려 더블플레이됐고, 4회 1사 3루에서 3루 주자 전준우가 용덕한 스퀴즈 번트 시도 때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에 견제아웃되며 흐름이 끊겼다.
두산은 2010년에도 호수비 퍼레이드로 롯데의 예봉을 꺾어놓았다. 1~3차전만 하더라도 실책 4개를 저지르며 자멸하는 듯했지만 4차전 이후 완벽에 가까운 호수비 퍼레이드로 롯데의 흐름을 차단했다. 특히 오재원은 4차전에서 1-0으로 리드한 4회 2사 1·2루에서 조성환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건져내 2루에 토스 아웃시킨 바 있다. 올해 3차전에서도 오재원을 비롯해 전반적 수비라인이 살아났다. 롯데는 3차전에서 병살타 2개 포함 더블 플레이가 4차례나 속출했다. 두산의 촘촘한 수비 그물망을 뚫지 못한 결과였다.
▲ 반격의 신호탄이 된 두산의 첫 홈런
2010년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두산은 홈런 때문에 울어야 했다. 1차전 9회 전준우, 2차전 연장 10회 이대호에게 결승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올해도 비슷했다. 1차전에서 롯데가 7회 박준서의 동점 투런포, 2차전 연장 10회 용덕한의 결승 솔로포에 웃은 웃었다. 반면 두산은 1~2차전에서 홈런이 없었고, 장타 부재 속에 경기를 모두 내줘야 했다. 홈런을 맞은 투수는 2010년 정재훈, 2012년 홍상삼으로 모두 같은 투수. 하지만 2010년처럼 올해도 3차전에서 반격의 신호탄이 된 시리즈 첫 홈런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2010년 3차전에서는 0-3으로 뒤진 4회 이종욱이 선두타자로 나와 이재곤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것이 반격의 신호탄이 돼 4회에만 대거 5득점으로 전세를 뒤집었고, 시리즈 대반격의 초석이 됐다. 올해도 두산은 1~2차전에서 결장한 최준석이 1회 1-0으로 앞선 1사 1루 첫 타석에 라이언 사도스키를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010년처럼 두산에는 반격의 신호탄, 롯데에는 불길한 징조의 시작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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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