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 측에서 각 국에 문의를 통해 내게 한국 마운드를 설 수 있는 기회와 WBC 출전도 타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 나이에 던질 수 있다는 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한다”.
호주에서도 ‘대성불패’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원조 일본 킬러 구대성(43)이 아시아시리즈 참가는 물론 201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무대에 설 가능성에 대해 감사하며 의욕을 비췄다.
구대성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호주 대표로 나선 퍼스 히트 유니폼을 입고 귀국 후 첫 훈련을 치렀다. 지난 2010년 한화에서 은퇴했으나 호주로 건너 가 야구인생을 이어가고 있는 구대성의 원 소속팀은 시드니 블루삭스. 그러나 보다 강력한 전력을 추구한 호주 세미프로리그 우승팀인 퍼스 히트의 요청과 호주야구협회(ABL)의 도움 아래 임대 형식으로 합류했다.
대전고-한양대를 거쳐 지난 1993년 빙그레(한화의 전신)에서 데뷔한 구대성은 이상훈(전 LG, 고양 원더스 코치)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거친 불세출 좌완 중 한 명. 국내 프로 통산 성적은 659경기 67승 71패 21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2.85. 1996시즌에는 18승 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로 다승-평균자책점-세이브포인트(구원승+세이브 합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치며 동메달 획득에도 기여, 이듬해 일본 오릭스로 진출하기도 했다. 2005년 뉴욕 메츠에서도 좌완 계투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겼던 구대성은 2006년 국내로 유턴한 뒤 계투 요원으로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호주에서도 14경기 3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세이브 부문 1위에 오른 구대성은 내년 WBC에 호주 대표팀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영주권 취득을 통해 WBC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방안을 모색 중으로 ABL 측에서는 이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훈련 후 인터뷰 자리에서 구대성은 “영광이다. ABL 측은 물론 호주리그 우승팀과 함께 참가할 수 있어 기쁘다. 또한 오랜만에 사직구장 마운드를 밟을 수 있다는 것도 기쁘다”라며 “아시아시리즈 참가는 물론 WBC 출전 여부를 위해 ABL이 각 나라에 문의를 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내 나이에 아시아시리즈와 WBC에 설 수 있다는 자체가 뜻깊고 국내 팬들의 많은 관심에도 감사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스티브 피쉬 퍼스 히트 감독은 구대성의 활용 방안에 대해 “경험이 많은 선수인만큼 승부처에서 투입하는 미들맨은 물론 롱릴리프로서도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국내 팬들은 반가운 얼굴을 경기 중반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구대성은 “최근 무릎이 약간 좋지 않아서 확실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대회 개막 후에는 제 컨디션을 찾길 바랐다. 팀의 단체 훈련이 끝난 후 구대성은 사직구장 마운드에 남아 섀도우 피칭도 추가로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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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