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련이 훌훌 벗어던졌다. 여자로서의 자존심도, 한때 최고 개그우먼으로서의 허울도 모두 벗어던지고 오롯이 '인간' 조혜련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모든 것을 내려놓자 비로소 청순하고 아픈 그의 모습이 보였다. 시청자들은 이제 발가벗은 그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을까.
지난 12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는 조혜련의 팬과 안티 팬들 모두에게 하나의 쇼크로 다가올 만 했다. 지난 4월 이혼 발표 후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돌연 잠적해버렸던 그다. 이혼한 연예인에게 늘상 따라붙는 이혼 사유에 대한 갖가지 루머, 폭행설과 외도설 등이 떠돌았다. 하지만 이혼을 했다는 사실 외에 외부로 밝혀지는 것은 거의 없었다. 조혜련은 당시를 회상하며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었다. 용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당시 심정으로는 전 남편에 대한 미움도 있었고.. 괜한 말을 해서 문제가 될까 걱정됐다"고 했다.
그리고 7개월이 흐른 지금, 조혜련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방송 복귀를 선언했다.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고정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을 비롯해 SBS '정글의 법칙W' 등 새로운 프로그램에도 입성했다. 데뷔 후 20년을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던 그는 7개월의 충전(?)을 끝내고 다시 예전의 왕성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힐링캠프' 속 조혜련의 고백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했고 과감했다. 이혼에 이른 데는 본인의 귀책사유가 많다고 고백했고 시간이 흐른 지금, 전 남편을 향해 "나를 만나 너무 고생이 많았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두 아이에게 엄마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점도 자책했다. '힐링캠프' 사상 가장 많은 눈물을 쏟은 것만 같은 그는 눈이 충혈된 채 떨리는 입술로 대중이 이제껏 모르고 지냈던 조혜련에 대해 줄줄이 자백하고 반성했다. 연예인으로서, 사람들의 눈과 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몸으로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단지 가정사뿐인가. 나아가 일본 활동 중에 논란이 됐던 여러 망언과 부적절한 행동들에 대한 자기반성도 계속됐다. 요약하자면 열의가 앞섰고 무식했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코미디 한류 1호가 되고 싶었던 그는 스스로 그 꿈을 접어버려야 했을 만큼 처절한 반성을 거쳤다.
결국 조혜련이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고 일본에서의 그릇된 말과 행동으로 세간의 구설에 오르기까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원인이 있었다. 8남매 중 다섯 번째 딸로 태어나 아들이 아니라는 까닭으로 냉대를 받았던 유년 시절, 엄마를 따라 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하며 정체성을 고민했고 '여자는 대학에 안 보낸다'는 부모의 기준이 싫어 이를 갈며 대학교에도 들어갔다. 하지만 등록금은 지원되지 않았고 1년 학교 다니고 1년 학비를 벌며 고단한 삶을 살았다. 여기까지는 많은 성공 스타들의 흔한 과거사일지 모른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여자로서의 콤플렉스에 관한 고백이었다. 다리가 짧고 손도 못 생기고 얼굴도 못난 스스로에게 자괴감을 껴안고 평생을 살아왔다는 얘기. 데뷔 이후에도 소위 '들이대는 캐릭터'를 위해 숱한 남자 연예인들에게 마음에도 없는 추파를 던지고 극성을 떨었다가 실제로 마음의 상처를 받고 집에 돌아와 엉엉 울었단 얘기는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먹먹하게 만들 밖에.
조혜련은 여자로서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자꾸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남들보다 먼저 나아가려 하는 일종의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8남매 중 다섯 번째 딸인 자신에게 가족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고 못생긴 개그우먼에게 사람들의 눈길이 쏠리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이날 '힐링캠프'를 통해 조혜련은 아낌없이 드러내고 과감히 벗었다. 개그우먼 이전에 평범한 여자로서 수치스러울 법한 고백도, 아무리 연예인이라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가정사에 대한 아픈 자책도 스스럼이 없었다. 발가벗은 조혜련은 이날, 세상 가장 아름다운 미인이 됐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