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이순재·한상진 개혁에 귀 기울이는 까닭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1.14 08: 16

사극 속 부패한 권력에 맞서 개혁을 꾀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한 영화 ‘광해’도 자신의 뱃속만 챙기기 급급한 권력자들과 달리 백성을 생각하는 왕이 된 광대 하선(이병헌 분)의 이야기로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에서 이병헌이 이상적인 권력자의 모습을 그렸다면 안방극장은 이순재와 한상진이 몫을 다하고 있다. 바로 MBC 월화드라마 ‘마의’에서 그렇다.

조선 18대 왕 현종(한상진 분)은 ‘마의’에서 떨어질대로 떨어진 왕권을 강화해 권세를 휘두르는 좌의정 정성조(김창완 분)와 대립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언제나 백성을 생각하고 정성조와 결탁한 어머니 인선왕후(김혜선 분)에게도 효를 다하는 효자이지만, 내의원 수장 고주만(이순재 분)을 통해 썩어빠진 왕실을 개혁하려는 칼날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14회에서도 현종은 개혁에 반대하는 권신들에게 맞서는 전략을 짜는 과정에서 “때는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겉으로 봤을 때 허허실실한 허수아비 왕이 아님을 예고했다.
물론 현종의 이 같은 부패 척결 의지는 주만의 내의원 개혁을 통해 대변된다. 주만은 그동안 추천제였던 의생선발과정을 공개적인 시험으로 바꾸고 눈여겨봤던 천한 신분의 마의 백광현(조승우 분)에게 기회를 준다. 이는 권신들의 반발을 사지만 현종의 지원 아래 주만은 신분과 상관 없이 사람 살리는 재주만 있는 인사만 뽑겠다고 나선다. 
여기서 시청자들은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광현이라는 인물 외에도 백성만 여기는 권력자 효종과 주만을 통해 조선시대의 이야기이지만 시대와 관계 없이 공감을 하게 된다. 이게 바로 우리가 늘 원하는 이른바 사회 고위층, 권력자의 이상향이다.
‘마의’가 온갖 역경을 딛고 마의에서 의원으로 성장하는 한 남자의 성장기, 어쩌면 진부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현명하고 곧은 심지를 가진 현종과 주만이라는 인물 덕분이다.
시청자들도 안다. 현종과 주만의 개혁이 녹록치 않을 것이며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을. 그래도 TV 속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그런 정치인이 드문 답답한 현실 속에 아등바등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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