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진우(29)에게는 ‘풍운아’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좋은 기운을 가지고 태어나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김진우에게는 예측할 수 없고, 거센 폭풍 같은 인생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크게 알리는 모습을 반영한 별명이다.
그가 좋은 기운을 가지고 태어나기는 했다. 남다른 운동신경을 가진 그는 초등학교 때 육상선수로 활약했다. 소년체전에서 투포환으로 금메달, 100m달리기에서는 은메달을 땄으니, 그의 갖춰진 체격과 유연하고 민첩한 운동능력은 그가 어떤 운동을 하든 그를 에이스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는 야구로 종목을 바꾸었고 김진우가 프로에 데뷔할 때 사람들은 그에게서 선동렬의 기운을 감지했다. 다시 말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역사적인 선수가 될 기운을 느꼈다.
그러나 그의 개인사의 많은 아픔들은 그가 야구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김진우는 자신의 내적 갈등을 적절하게 풀어내지 못하고, 바깥으로 충동적으로 분출하여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그를 믿어주었던 주변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잦아져갔다. 결국 더 이상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의 방황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김진우가 다시 1군 마운드에 설수 있게 되기까지 3년 11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폭풍과도 같았던 험난한 방황의 시간들을 견디고 결국 올바른 선택을 했던 김진우는 2012년에는 10승 투수가 되었으며 KIA의 중심 투수자리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 다시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것은 김진우가 방황의 시간을 통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았던 덕분일 것이다. 김진우는 마운드에 선다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절실하게 배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깊이 깨달았다. 상황을 예전으로 돌이킨다는 것이 원래 자리에서 꾸준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몇 배나 힘든 일인지 몸소 느꼈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극복해내야 했다.
그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적고, 체력과 기량이 예전같이 않고, 재기를 보장할 수 없었던 척박한 상황에서 지난 잘못들이 만들어 놓은 결과들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때와 비교하면 그는 지금 천국에 와있다. 팀에 합류하여 동료선수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의 기쁨은 고된 훈련의 무게를 한층 가볍고 즐겁게 만든다.
누구나 방황의 시간들을 극복하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국 돌아온 사람들은 정말 귀한 것을 배우게 된다. 김진우는 놓친 것을 되찾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지 배웠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그가 설사 다시 방황하고 좌절하더라도 전보다 쉽게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것이다. 김진우의 몸에 새겨진 새로운 배움이 그를 어디까지 발전시킬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진우는 다른 어떤 선수들보다 WBC에 한국대표팀 일원으로 출전 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길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던지는 공을 보는 것은 세상의 어떤 드라마보다 더 감동적인 일이다.
/고려대 학생상담센터 상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