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은퇴 고민, 보직 문제와 현장 소통이 관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26 06: 42

'코리안특급' 박찬호(39)의 은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미국으로 떠난 뒤 24일 귀국한 그는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박찬호는 지난 25일 꿈나무 야구장학금 전달식에서 "3주 동안 미국에서 지인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다시 생각해 보고 구단을 만나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번주 중으로 날짜를 잡아서 만날 계획이다. 오래 시간을 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호의 은퇴 고민은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에서 시작되고 있다. 올해 박찬호는 23경기에서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허리와 팔꿈치 통증을 참고 던진 후반기 7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8.23으로 부진했지만 최상의 몸 상태로 치른 전반기 16경기에서는 4승5패 평균자책점 3.77로 경쟁력을 과시했다. "부상만 없다면 내년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게 현장 야구인들의 아주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간 박찬호는 지인들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며 훈련을 진행했다. 몸 상태에 큰 이상이 없었고, 오히려 개인훈련을 통해 현역생활 연장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그는 "3주 동안 3도 경사로 설정된 오르막으로 러닝머신을 뛰었는데 지난 몇 년간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에는 매일 소화가 가능하더라"며 체력을 자신했다.
현역 연장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는 박찬호이지만 고민이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더 고심하고 있는 데에는 그의 보직 문제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한 관계자는 "박찬호가 더 고민하고 있는 건 역할 문제 때문일 것이다. 본인은 선발을 원하겠지만 코칭스태프에서 구원 보직을 바라고 있다. 한화 구단과 만나서도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부임 직후 박찬호와 관련해 "선발보다는 중간 마무리로 역할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올해 박찬호는 1~3회 피안타율이 2할2푼8리에 불과했지만 4회 이후에는 3할5푼3리로 크게 치솟았다. 짧게 던지는 구원으로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응룡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한화는 후반기 안승민이 활약했지만 아직 확실한 마무리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박찬호는 올 시즌 중에도 코칭스태프의 구원 보직 전환 제안에 "몸 상태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정중하게 고사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불펜투수로 위력을 떨친 박찬호이지만 선발 보직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는 박찬호의 나이를 감안할 때 매일 대기해야 하는 불펜보다 일정한 휴식과 준비시간이 주어지는 선발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설득력있다.
한화 구단은 "박찬호의 고민을 존중하며 기다리고 있다. 될 수 있으면 박찬호가 1년 더 함께 했으면 한다"며 NC의 특별지명 20인 보호명단과 내년 시즌 65명 보류선수 명단 모두 그를 넣었다. 다만 김응룡 감독이 박찬호 고민이 길어지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게 변수. 하지만 김 감독도 선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다. 현장과 어느 정도의 접점을 찾는다면 박찬호의 현역 연장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구단 안팎 기대다.
김응룡 감독은 서산 마무리훈련이 종료되는 28일 외국인선수 물색차 일본 오키나와로 먼저 넘어갈 예정이다. 박찬호는 26~27일 사이로 구단과 김 감독을 만나 현역 연장 여부를 놓고 최종 결론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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