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팀을 이끌어왔던 선수들과 하나둘씩 이별하고 있는 SK다.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이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젊은 피 육성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SK는 이번 FA 시장에서 팀의 4번 타자 이호준(36)을 잃었다. 2년 총액 12억 원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호준은 NC로 향했다. 당장은 타격이 크게 드러날 수 있다. 이호준이 어쩔 수 없었던 경우라면 박재홍(39)은 구단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 은퇴 후 해외 지도자 연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박재홍은 현역 연장 의사를 드러냈고 결국 SK는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보류 선수 명단에서 박재홍의 이름을 뺐다.
이호준과 박재홍은 오랜 기간 SK의 타선을 이끈 주역들이다. 이호준은 2000년부터, 박재홍은 2005년부터 SK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중간중간 굴곡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놓고 보면 공헌도가 컸던 선수들이다. 이로써 SK 왕조를 열었던 ‘개국공신’ 중 베테랑급 선수들은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 2010년을 마치고는 김재현이 은퇴했고 지난해에는 정대현(롯데)과 이승호(NC)가 FA 자격을 얻은 뒤 팀을 떠났다. 이 리스트에 이호준 박재홍이 추가됐다.

이런 추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세대교체다. 한 세대와의 이별은 또 다른 세대와의 만남을 의미한다. SK의 주축 선수들은 아직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한창 전성기에 있을 나이다. 하지만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고민이 있다.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다. 20대 초반의 새로운 피 출현이 더디다. 이대로라면 3~4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SK는 베테랑들의 이탈을 세대교체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속내다. 1군 자리가 비었다는 것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당장 교육리그를 거쳐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까지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들은 처음 본다”라며 흐뭇해 할 정도다.
한편으로는 기존 베테랑 선수들의 정리 작업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보류선수 명단에서도 그 흔적이 엿보인다. SK는 내야수 권용관(36)과 투수 조영민(31)이라는 30대 선수들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런 경향은 박경완(40) 박진만(36) 등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들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3년 뒤를 대비한 전력 구상도 스케치에 착수했다. SK는 올해 상무에만 6명을 보냈다. 투수 유망주로 분류했던 김태훈 박종훈 서진용 등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국방의 의무를 일찌감치 마치기 위해 입대한다. 부족했던 실전 경험을 쌓음으로써 추후 찾아올 세대교체 과도기에 대비하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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