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대풍수'가 출연료 미지급으로 촬영 중단 사태를 맞아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 한연수 위원장)은 오늘(8일) 오후 3시를 기해 '대풍수' 제작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한연노는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10월 방송 시작 후 2달 간 배우들이 출연료가 전혀 지급된 바 없다며 명백한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촬영에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대풍수'에 출연 중인 지성 지진희 이윤지 송창의 김청 등 주조연급 배우 대부분이 조합원이다. 한연노는 보도 자료에서 "10월 방영 후 연기자들에게 단 한 번도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계속 촬영이 진행된다면 출연료를 떼이는 게 명약관화하다는 판단이다"며 촬영 거부의 이유를 밝혔다.
한연노 김준모 사무총장은 "'대풍수'는 그 동안 한연노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외주제작의 심각한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작품"이라며 “생존권을 위해 울부짖는 연기자들의 외침에 재갈을 물리고 촬영한지 두 달이 넘어가도록 출연료를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SBS와 외주사 크레아웍스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미 지난 달 12일, 출연료 미지급을 사유로 KBS를 상대로 한 촬영 거부투쟁을 선언했던 한연노는 '신의'에 이어 '대풍수'까지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계속되자 촬영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배우들의 권익 보호에 나섰다.
한영수 위원장은 "그 간 KBS를 상대로 촬영거부투쟁을 이어왔으나 똑같은 문제가 타 방송사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며 "외주제작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앞으로 외주드라마 출연을 전면 보이코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사안의 중대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SBS는 최근 대규모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빚었던 드라마 '신의'의 경우와 유사하다는 판단 하에 후속 대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사례와 마찬가지로 SBS에서는 제작사 측에 이미 출연료를 모두 지급했다는 입장.
SBS 측 관계자는 이날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제작사와 방송사, 한연노 간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상 방송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속한 대책 마련을 하지 못할 경우, 당장 오는 12일, 13일 방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지난 10월 10일 첫 방송된 '대풍수'는 지난 6일까지 총 18회가 방송됐지만 실제 출연진 전체가 단 1회 분량의 출연료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복수의 '대풍수' 출연진 측 관계자들은 이날 OSEN에 "주연 배우들부터 아무도 출연료를 받은 사람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배우 측 관계자는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아 배우들 사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던 참이다. 며칠 전 한연노 측으로부터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 전화를 받았고 조합 차원의 움직임에 대한 예고도 들었다. 결국 터질 일이 터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우 측 관계자는 "원래 지난달에 지급받을 예정이었지만 늦어졌고 며칠 전 제작사로부터 11일까지 지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던 참이다"며 "오늘도 예정된 촬영 스케줄이 있었는데 제작진으로부터 '일단 대기'하라는 연락을 받은 참이다. 추후 촬영이 진행될 수 있을지, 중단 상태가 계속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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