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결산] 홍명보호, 64년 금단의 벽 허물고 동메달 쾌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2.21 07: 29

2012년은 한국 올림픽 축구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목에 건 매우 의미깊은 한 해다.
지난 8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케 만들었던 것은 한여름의 열대야가 아닌 머나먼 이국땅에서 전해져 온 런던 용사들의 연이은 승전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012 런던올림픽서 한국 올림픽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따내며 급자탑을 쌓았다. 64년 만의 쾌거였다.

그간 한국은 올림픽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1948년 런던 땅을 밟으며 올림픽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한국은 이후 총 8번의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일 정도로 번번이 좌절했다. 그렇게 64년 동안 이어져왔던 금단의 장벽을 런던의 용사들이 허문 것이다.
개최국 영국 단일팀을 8강에서 꺾고, 영원한 숙적 일본을 3-4위전에서 제압하며 동메달을 따낸 결과 그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숱한 악조건 속에서도 오롯이 기량을 발휘했던 과정이야말로 그들이 왜 영웅이 될 자격이 있는지를 몸소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의 오랜 숙원이었던 올림픽 메달을 따내기 위해 지난 2009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출발은 산뜻했다. 미래 올림픽 스타들을 데리고 2009년 U-20 월드컵서 8강 진출을 이뤘다. 축구계 안팍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홍명보 감독과 선수단의 믿음이 작지만 큰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런던 올림픽을 위한 준비 과정서 실패를 맛봤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서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4위전에서 승리, 동메달을 따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절치부심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 시티), 김보경(카디프시티), 홍정호(제주) 등의 황금세대가 떠올랐다. 여기에 와일드 카드를 더해 역대 최고의 올림픽 멤버가 구성될 것으로 한껏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연이은 부상 악재에 골머리를 앓았다. U-20 월드컵부터 홍명보호의 중앙 수비를 이끌었던 홍정호가 일찌감치 부상으로 낙마했고, 그의 대체자로 유력했던 장현수(FC 도쿄)마저 올림픽 개막을 불과 2주 앞두고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부상 악령'은 기회의 땅 런던에서도 이어졌다. 조별리그 첫 상대인 멕시코전을 이틀 앞두고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부상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와일드 카드로서 조별리그 내내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던 우측면 수비수 김창수(부산)와 수문장 정성룡(수원)도 8강전서 모두 잃었다.
부상 악재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시상대 위에 서겠다던 런던의 용사들에게 장애물이란 없었다. 8강전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영국 단일팀을 제압하더니 3-4위전서는 부담스러운 상대 일본에 2-0의 완승을 거두며 기어코 기적을 일궜다.
런던드라마를 써낸 지 벌써 4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진한 감동을 10년 만에 재현해 준 동메달 쾌거는 축구 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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