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도 이 정도면 웬만한 호러무비보다 무서울 지경인데, 시청률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명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다.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상상초월의 시집살이를 그리며 안방극장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백년의 유산’은 서울 변두리의 오래된 노포를 배경으로 삼대째 국수공장을 운영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겠다고 나섰지만, 실상은 혹독한 시집살이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는 민채원(유진 분)의 이야기가 주된 설정이다.
돈과 아들 김철규(최원영 분) 밖에 모르는 방영자(박원숙 분)의 시집살이는 국가가 제공하는 정상교육을 받고 보통의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아온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극악무도하다.

며느리에게 신혼여행을 다녀온 첫날 이혼 후 위자료에 대한 각서를 쓰게 만들고, 자신의 남편과 선을 볼 새로운 여자를 선택하게 만들며, 임신을 하지 못하는 약을 먹게 하는 것은 약과다. 이혼을 요구하는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감금하고, 기억을 잃자 불륜을 저질렀다고 몰아세우는 행동은 매회 안방극장을 분통 터뜨리게 하고 있다.
도무지 욕을 안 할 수 없는 막장 캐릭터에 중견배우 박원숙과 지질한 마마보이 김철규 역의 최원영의 명품 연기가 혼합되니 몰입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극중 악역인 박원숙과 최원영 모자의 악행 연기는 날이 갈수록 빛이 나고 있다.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이 드라마는 지난 26일 방송된 7회에서 18.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장드라마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과 전개를 보이고 있지만 흡인력 있는 드라마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욕을 하고 이 드라마를 보든, 아니면 냉정하게 채널을 돌리든 어찌 됐든 시청자들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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